​중증재생불량빈혈 생존율 22% 향상시킨 연구 발표

2018-10-08 13:15
비가족에게 세포 이식 받더라도 생존율 크게 향상돼

이종욱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재생불량빈혈센터장 [사진=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재생불량빈혈센터가 난치성 혈액질환인 중증재생불량빈혈의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올린 연구를 8일 발표했다. 

재생불량빈혈은 골수 내 조혈모세포수가 감소해 적혈구‧백혈구‧혈소판과 같은 혈액세포의 생산에 장애가 있는 질환이다. 빈혈‧심각한 감염‧출혈 등을 동반하고, 중증의 경우 생명까지도 위험하다.

중증재생불량빈혈의 완치를 위한 가장 좋은 치료는 조직적합성항원(HLA)이 일치하는 형제, 자매로부터 동종조혈모세포를 이식받는 것이다. 그러나 HLA가 일치하는 형제 간 공여자를 찾을 확률은 25%정도에 불과하다.

그 대안으로 HLA가 일치하는 비혈연간(타인간) 공여자로부터의 이식을 받기도 하지만, 이것 역시 적합한 공여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재생불량빈혈센터는 조혈모세포이식이 가능한 환자를 넓혀나가기 위한 연구를 계속해왔다. 그 결과, 최근 HLA 불일치 혈연간(가족간) 이식을 지속적으로 성공시켰다.

그동안 재생불량빈혈에서 HLA 불일치 혈연간 이식의 경우, 생착실패와 이식편대숙주반응 등의 합병증이 높아 성공율이 낮다고 알려져 왔다.

그러나 서울성모혈액병원에서 HLA 불일치 혈연간 이식을 받은 중증재생불량빈혈 성인환자 34명은 모두 이식 후 생착에 성공했다. 조혈모세포이식 전 투여하는 전신방사선조사와 면역억제제의 양을 조절해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것이다.

기존의 치료로는 2년 생존율이 70%였으나, 이를 통해 치료 성적을 91.7%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과거 최적의 공여자로 여겨지던 HLA 일치제, 자매로부터의 이식과 비교할 때와 비슷한 성적을 보여 주는 수치다.

65%-85%의 생존율을 보고한 미국·중국 등 외국 데이터와 비교해도 높은 성적이다.

이종욱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재생불량빈혈센터장은 “해당 연구는 공여자를 쉽게 확보할 수 있는 HLA 불일치 가족으로부터도 조혈모세포이식을 성공시킬 수 있는 근거가 됐다는 점에서 난치성 재생불량빈혈환자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정식게재에 앞서 8월 미국혈액학잡지 ‘American Journal of Hematology’ 온라인에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