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오늘 업무복귀 …롯데 ‘경영 정상화’ 급물살
2018-10-08 05:08
인도네시아 사업 중심 현안 점검 예정…사업 진행·지배구조 개편 속도
234일간의 수감생활을 끝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빠르게 경영일선에 복귀한다.
7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8개월 간 총수부재의 공백을 매우기 위해 이달 8일 곧바로 업무를 시작한다. 집행유예를 받고 석방된 이후 단 2일만 휴식을 취한 셈이다.
신 회장은 석방 직후 빠르게 일상을 정리했다. 지난 5일 저녁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나온 직후 신 회장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의 집무실을 방문했다.
주말 동안 서울 종로구 가회동 자택에서 휴식을 취한 신 회장은 8일 석방 후 첫 출근에 나설 예정이다. 아울러 곧 롯데월드타워에서 기거하는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을 찾아뵐 것으로 전망된다.
또 신 회장은 조만간 일본 롯데홀딩스를 방문해 임원진들에게 그간 한국에서의 사정을 설명하고 일본에서의 사업 방향을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의 부재 상황에서 한국은 황각규 사장이 비상경영체제를 꾸렸고, 일본은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롯데홀딩스 대표가 현안을 챙겼다. 당시 신 회장은 일본의 사회적 인식을 감안해 법정구속 이후 자진해서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사임했다. 현재는 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이며 향후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도 복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 회장의 복귀와 동시에 롯데그룹은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분석된다. 신 회장이 약 8개월 간 롯데그룹에서 자리를 비우면서 국내‧외에서 10여 건, 총 11조 원 규모의 M&A가 무산되거나 연기됐다.
가장 중요한 사업은 롯데케미칼의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투자 결정이다. 이 사업의 투자 규모는 약 4조원으로 단일 사업 중에는 가장 크다. 아울러 롯데그룹의 남방정책 중 하나인 동남아시아 유통 및 제과 업체 인수 등도 함께 살펴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중국과 관련된 다양한 사업의 정리도 시급한 현안이다. 중국 랴오닝성 선양 롯데월드 건설 사업의 재추진에 관해 롯데그룹은 중국정부의 협조를 얻어내야 한다. 또 중국에서 철수 수순을 밟는 롯데마트 사업도 점포매각과 인수인계 등 마무리 작업이 남아있다.
롯데그룹의 지주사 체제 완성을 위한 호텔롯데 상장의 추진도 신 회장이 추진해야 될 과제다. 신 회장은 지난 2016년부터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의 투명성 확대를 위해 지주사 체제의 재편을 공언했다. 이를 위해 호텔롯데를 상장해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율을 떨어뜨림과 동시에 지난해 10월 상장한 롯데지주의 마무리 작업을 완료해야 한다. 롯데지주는 쇼핑·제과·음료·푸드 등 4개 사를 아우르는 형태로 출범했으며 비상장 계열사 6개사도 흡수 합병했다. 앞으로는 편입 계열사를 더 확대하고 내년 10월까지 롯데손해보험, 롯데카드 등 금융계열사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롯데그룹은 경영정상화 작업 외에도 신 회장이 항소심에서 다짐한 국내 투자 확대와 취업난 해소에도 팔을 걷어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은 2016년 10월 롯데그룹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향후 5년간 7만명 신규 채용 및 총 40조원 투자 계획을 약속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 변론에서 신 회장은 자신의 부재 때문에 채용 계획도 제대로 확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이 구상하는 뉴롯데의 추진이 이제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며 "다시 기회를 준 국민들의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 기업이 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적 기여에 더욱 많은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