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패치가 4일 공개한 CCTV 영상 속에는 가수 구하라가 C씨 앞에 무릎을 꿇고 애원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구하라는 C씨를 향해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애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도에 따르면 C씨는 구하라와 폭행 시비 사건이 벌어진 9월 13일 오전 2시쯤 스마트폰으로 30초 분량의 성관계 동영상을 구하라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또 다른 동영상도 보내며 구하라를 협박했다.
 
헤어진 여자친구나 전 배우자를 상대로 성관계 비디오를 유출하거나 협박하는 리벤지 포르노였다. 상대방의 영상을 노출해 복수하는 행위다.

구하라도 C씨의 협박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심각한 고통을 가하는 리벤지 포르노의  일반인 피해자 실태는 심각하다.

2016년 당시 김삼화 국민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2016년 8월까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접수된 개인 성행위 영상 신고 건수는 1만8809건에 이른다.

악의적으로 촬영된 영상의 피의자는 대다수 남자다.

청와대는 5월 21일 '몰카범죄 처벌강화' 국민청원에 대한 답변하는 자리에서 불법 촬영으로 지난 5년간 검거된 1만9623명 중 남성은 97.5%라고 밝혔다. 10대부터 20대 한국 남성 61명의 '비동의 유포 성적촬영물'에 대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응답자의 77%가 관련 영상물을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해당 영상을 본 이유에 대해서는 '현장감이나 사실감을 느낄 수 있는 직접 촬영 영상'이라고 응답자 56.4%가 답했다.

리벤지 포르노 피해자들은 두려움에 목숨까지 끊는다. 김호진 산타크루즈컴퍼니 대표는 2017년 1월 시사인과 인터뷰에서 "사람이 진짜 죽는다. (리벤지 포르노)이것 때문에. 지워달라고 요청이 와서 작업을 마치고 다시 의뢰받은 번호로 전화를 걸면 다른 가족이 받는다"며 "'자살했다'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지난 7월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리벤지포르노 피해자입니다"라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옛 남자친구가 찍은 영상을 헤어진 후 모르는 사람에게 판매하여 유포됐다"며 "영상은 인터넷에 번지기 시작했고 디지털장의사에게 의뢰해도 삭제는 운영자만이 할 수 있기에 모든 것이 산불처럼 번졌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제발 법이 강화되어 저와 같은 피해자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벼랑 끝에 몰리고 절벽 끝에 올라가 있는 기분을 매일 느낀다"라며 "결국 범죄자와 다름없는 삶이 돼버렸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리벤지 포르노가 유포됐을 때 피해자가 찾는 곳은 디지털 기록 삭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설업체다. 경찰이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찾아도 영상 삭제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사설업체를 통해 영상 삭제에 들어가는 비용은 한 달에 200만원 가량이다.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니다.
 
또 영상을 삭제해도 불법 도박이나 성인 사이트에 복제된다. 불법 사이트는 해당 영상에 광고를 걸고 광고 수익까지 벌어들인다. 피해자의 공포와 두려움이 돈이 되는 순간이다.

지난 7월 28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죽어도 사라지지 않는...-웹하드 불법 동영상의 진실' 편에서 리벤지 포르노 영상을 인터넷에 공유해 수익을 올리는 일명 헤비업로더가 나왔다. 헤비업로더는 리벤지 포르노를 이용해 1년에 현금으로 3~4억을 벌었다.

하지만, 처벌 법안은 아직도 미비하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월 16일 리벤지 포르노를 처벌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 개정안에는 처벌 대상이 되는 카메라 촬영물의 범위에 '촬영물을 재촬영한 것도 포함한다'는 규정을 추가했다. 또 리벤지 포르노 영상을 판매나 임대, 제공 또는 전시나 상연한 자도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 법안이 언제 통과될지는 확실치 않다.

만약 리벤지포르노로 고통받는다면 '여성긴급전화 1366'을 이용할 수 있다. 여성긴급전화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신고창구로 운영된다. 신고하면 무료 법률상담과 경찰신고에 필요한 채증, 방송통신위원회와 연계한 모니터링 등의 피해자 종합서비스를 지원한다. 또한 리벤지포르노 피해자는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잘못했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히기 쉽다. 피해자 가족이나 지인은 피해자가 당황하지 않도록 사태의 피해자임을 지속적으로 알려줘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