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내일 운명의 날…항소심 ‘집행유예’ 최대 관심사
2018-10-04 05:04
혐의 부인 대신 ‘선처’ 호소…구속 유지되면 롯데 1년 넘게 ‘경영 공백’ 장기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4일, 재계의 이목이 재판부로 쏠리고 있다.
최대 관심사는 신 회장의 석방 여부다. 그는 지난 2월 1심 선고에서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된 이후 약 8개월간 수감 상태다. 이번 2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을 경우 자유의 몸이 되지만, 또 다시 실형이 선고되면 구속 상태가 유지된다. 롯데는 신 회장이 석방되면 그동안 미뤄왔던 대규모 투자와 그룹 순환출자 등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기대다. 반면 구속 유지로 총수 부재 상태가 이어질 경우, 심각한 경영난이 우려된다고 노심초사하고 있다.
4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뇌물공여 혐의)과 '롯데 총수일가 경영비리'(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 2가지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두 사건은 1심에서는 따로 심리와 선고가 진행됐지만 항소심에서 병합됐다.
때문에 롯데와 신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어떻게든 집행유예를 받기 위해 힘쓰고 있다. 1심에서는 혐의를 모두 부인하는 입장을 줄곧 견지했지만, 2심 재판 과정에서 신 회장과 변호인단은 '선처'를 강조하고 있는 점도 그런 대목이다. 또한 2심 과정에서 "안 전 수석이 1심과 달리 신 회장을 만나 면세점 특허에 대해 말한 적 없다고 증언했다"는 등 추가로 제시한 신 회장 측 주장을 재판부가 어떻게 해석하느냐도 관건이다.
신 회장은 항소심 결심 공판 최후진술에서 “(대통령으로부터) 누가 보더라도 이상하고 부당한 요구를 받았으면 거절할 명분이라도 있겠지만 저희가 요청받은 건 올림픽 선수 육성을 위한 것이었다”면서 뇌물이 아닌 사회 공헌 차원임을 주장하는 동시에 “국가경제와 그룹을 위해 다시 일할 기회를 달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앞서 신 회장은 2016년 10월 경영비리 관련 검찰수사가 끝난 뒤 롯데그룹 개혁안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그는 2017년부터 5년간 7만명 신규 채용 및 총 40조원 투자 계획과 함께 회장 직속 준법경영위원회 신설, 과거 정책본부 축소 재편, 호텔롯데 상장, 지주사 체제 전환 등 그룹 체질 개선을 약속했다.
그러나 2심에서도 실형 선고를 받고 신 회장의 구속이 유지되면, 1년 넘게 총수 부재 상황이 이어져 사실상 ‘올스톱’ 상태였던 롯데그룹의 경영 공백은 장기화 될 전망이다.
일각엣는 공판 결과에 따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가 취소 여부와 함께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롯데는 올해 들어 국내외에서 10여건, 총 11조원 규모의 인수·합병(M&A)을 검토·추진했으나 최고의사결정권자인 신 회장의 부재로 인해 이를 포기하거나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