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사이언스] 10월 노벨상 계절...韓 수상 가능성은?

2018-10-02 14:09
-1~8일까지 의학·물리·화학·평화·경제학사 등 5개 부문 수상자 발표
-올해는 17명의 유력 후보자가 거론...한국 연구자는 전무
-신진 연구인력 확보 및 선도형 시스템 구축 필요

 

10월 노벨상의 계절이 돌아오면서 전 세계 과학인들이 술렁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여겨지는 노벨상 수상자가 우리나라에서도 배출될지 관심이 쏠린다.

2일 한국한림원에 따르면 스웨덴 카롤린스카대 노벨위원회는 1일 노벨 의학상을 시작으로 2일 물리학상, 3일 화학상, 5일 평화상, 8일 경제학상등 5개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를 발표한다.

올해는 문학계 '미투 파문'으로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볼 수 없다. 대신 새로 신설된 '뉴 아카데미 문학상'에서 오는 12일 수상자가 발표된다. 노벨상 부문별 수상자에게는 노벨상 메달과 증서, 약 11억 24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정보분석 서비스기업 클래리베이트애널리틱스는 앞서 올해 노벨상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연구자 17명을 선정했다. 이들 가운데 11명은 미국 기관 소속 연구자이고 나머지 6명은 각각 한국과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국 기관 소속으로는 유일하게 로드니 루오프 울산과학기술원(UNIST) 특훈교수 겸 기초과학연구원(IBS) 다차원탄소재료 연구단장이 선정됐다. 루오프 교수는 20년 이상 탄소 소재를 연구하며 나노 크기 탄소 소재 구조·특성을 밝히는 분야에서 성과를 냈다.

하지만 노벨상 수상자 후보 예측에 한국인 연구자가 빠지면서 과학계의 분위기는 침체된 상황이다. 117년간 생리의학·물리·화학 등 과학 분야에서만 599명의 수상자가 나왔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평화상 분야를 제외하고는 전무하다.

가까운 일본이 지금까지 26명의 수상자를 배출한 것과 상반되는 수치다. 일본의 경우 혼조 다스쿠 일본 교토대 의대 명예교수가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과기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정부 R&D 투자 금액이 약 20조원에 달하지만 노벨상 수상자는 나오지 않는다"며 "연구성과가 사업화로 연계되지 못해 과학기술이 성장동력으로서의 역할을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정부의 올해 R&D 예산은 19조 7000억원으로에 달하며 내년에는 이보다 7000억원 늘린 20조 4000억원을 배정했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 비중은 4.2%로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R&D 예산 대비 기술개발 사업화 성공률은 20%에 불과, 미국(69.3%), 일본(54.1%), 영국(70.7%) 등 주요국들과 견줬을 때 차이가 있다.

전문가들은 젊은 연구자들에 대한 투자를 늘려 신진 핵심 연구인력을 확보하고, 연구 현장의 창의성과 자율성이 보장되는 선도형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우리나라가 노벨상 콤플렉스에 휩싸여 수상에만 집착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변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연구재단 관계자는 "한국의 노벨상 콤플렉스는 자국 과학기술 수준에 대한 사회 내부의 자신감의 부재에서 기인하며 노벨상이라는 외부적 인정을 통해 확인받고자 하는 사회적 욕구가 반영돼 있다"며 "노벨상 수상 실패는 한국 과학 기술의 수준 미달로 해석되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