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회장 "'효성 아트펀드' 미술품 편입, 부당이득 아냐"…7차 공판
2018-10-01 20:59
- 檢 "개인 미술품 38점, 효성 아트펀드에 편입해 부당이득 편취"
'효성 아트펀드'에 개인 미술품을 편입해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 조현준 효성 회장이 검찰 측 주장에 전면 반박했다.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재판장 강성수) 심리로 조 회장이 개인 자금으로 구매한 미술품 38점을 아트펀드에 편입시켜 12억원의 부당이익을 취득한 혐의에 대해 7차 공판이 열렸다. 아트펀드는 자금운영사가 투자자의 돈을 모아 미술품을 사들인 후 되팔아 이익을 분배하는 간접 투자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단은 2008년 조 회장이 아트펀드에 개인 미술품 38점을 편입시킴으로써 부당이득을 취했는지를 놓고 팽팽히 맞섰다.
검찰 측 증인신문에는 당시 아트펀드 조성 업무를 총괄한 박영조 전 효성무역PG 전무와 박경미 PKM트리니티갤러리 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은 조 회장이 개인 미술품을 아트펀드에 편입시키는 과정에서 '특수관계인 거래금지 조항'을 피하기 위해 'PKM트리니티갤러리'를 설립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단은 PKM트리니티갤러리 설립 시기와 특수관계인 거래금지 조항 추가 시점을 따졌을 때 앞뒤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조 회장 변호인은 "효성은 2005년부터 아트펀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더트리니티 빌딩 지하 2~3층에 갤러리를 입주시킨다는 계획을 세웠다"면서 "PKM트리니티갤러리 합작 계약서에 특수관계인 거래금지 조항이 추가된 시점은 2008년 2월경"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무는 "김진본은 당시 경력이 1~2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 직원이었기 때문에 아트펀드 업무를 총괄하고 있었던 나와 협의할 내용이 딱히 없었다"며 "다툼의 여지조차 없을 정도로 (효성이) 신경 쓴 조항이 아니다"고 맞섰다.
이어 "아트펀드 활성화를 통해 외국 작가 작품을 국내 유치 기회를 늘리고, 국내 작가의 해외 진출 또한 돕고 싶었다"며 "자금 여력이 있는 대기업에서 미술 시장을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아트펀드 취지에 대해 밝혔다.
박 전 전무는 조 회장이 구입한 개인 미술품 38점을 아트펀드 편입 전 PKM트리니티 갤러리에 판매한 것을 두고 '공신력'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진품 보증과 작품성 평가 위해 PKM갤러리나 국제갤러리 등 공신력 있는 갤러리를 통해 아트펀드에 편입됐어야 한다"며 "아트펀드 계약서에도 갤러리에서만 매입하기로 명시돼 있고 미술품 시장의 기본적 매매 구조도 이렇다"고 말했다.
박 전무는 "당시 편입한 작품들이 한국투자신탁운용과 효성이 구성한 아트펀드 포트폴리오 취향에 맞다"며 "조 회장의 개인적 취향에 맞춰 구매한 작품이라면 포트폴리오 구성은 필요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당시 조 회장으로부터 70억원의 자금을 받아 미술품 38점을 대리 구매한 박 원장 역시 "미술품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상황이므로 미리 사두면 펀드에 도움될 것 같아서 아트펀드를 출범하기 전에 사두라고 조언했다"며 "2007년 초 강인식 효성 상무가 '효성 아트펀드 사업 준비 중인데 좋은 작품 있으면 추천해달라'고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은 아트펀드 부당이득 혐의 외에도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GE) 배임 혐의, 허위 급여 3억7000만원을 지급한 횡령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다음 공판은 오는 22일 오전 10시에 아트펀드 관련 증인신문으로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