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자궁근종 세계 첫 로봇수술 후 임신‧출산 성공

2018-10-01 16:04
서울성모병원 "자궁근종 제거 후 자연임신으로 둘째 아기 정상 분만"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김미란 교수(왼쪽)와 의정부성모병원 김현경 교수 [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성모병원이 희귀 자궁근종인 혈관평활근종 환자에게 로봇수술을 세계 최초로 실시했다고 1일 밝혔다.

김미란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교수와 김현경 의정부성모병원 교수팀(산부인과)은 30대 여성 환자의 혈관평활근종을 세계 처음으로 로봇수술로 제거했다

여성에게 발생하는 가장 흔한 양성종양인 자궁근종은 난임의 원인 중 하나다. 과거 개복이나 복강경 수술이 보편적이었으나 최근 로봇수술이 확산되는 추세다.

근종을 제거할 때 정상 자궁손상을 최소화하고, 남아있는 자궁을 매우 정교하게 재건해야만 향후 임신 가능성을 높이고 임신 중 자궁파열의 위험성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혈관평활근종은 혈관 내 주로 내장의 벽을 구성하는 근육인 평활근에 생기는 근종으로, 세계적으로 드문 사례다. 현재까지 자궁에 혈관평활근종이 발생해 국제학술지에 보고된 사례는 총 18건에 불과하다.

주로 40~60대 중년 여성에게 통증을 동반한 종양이 하지에 생기는 것이 전형적이다. 영상검사로 진단이 어렵고, 종양이 혈관으로 뭉친 덩어리라 안전하게 떼어내기가 다른 종양에 비해 까다롭다.

기존에 근종제거를 개복 혹은 복강경 수술로 한 이후 임신출산 사례는 없었다. 그러나 연구팀이 이번 로봇수술을 통해 치료한 환자는 자연임신으로 지난 5월 건강한 둘째아이를 분만했다.

36세 김 모씨는 2011년 첫째아기 출산 후 두 번째 임신을 희망했다. 그러나 자궁 내 나팔관 등 다른 이상은 없었으나 임신이 되지 않았고, 2년 전 변성된 종류의 3.5cm 근종을 진단 받고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았다.

그러던 중 지난해 하복부 통증으로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에 내원했고, 초음파 결과 근종이 4.5cm 크기로 커진 것을 확인했다.

의료진은 환자가 통증을 심하게 느끼고, 근종의 크기도 커져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 향후 임신을 희망했기 때문에 자궁손상을 최소화 하면서 근종을 정확히 제거하고 자궁을 재건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로봇수술을 계획했다.

김미란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자궁근종은 모든 여성이 걸릴 수 있는 여성 질환이기 때문에 미혼여성에게도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며 “단순히 아랫배가 나왔다거나 살이 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아 미혼여성이라도 정기 검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산부인과학회가 발행하는 영문판 국제 학술지 ‘Obstetrics & Gynecology Science’ 5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