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셔츠’의 마법 풀렸다…‘골프 황제’ 우즈의 화려한 귀한

2018-09-24 09:20

[두 손을 번쩍 들고 우승에 감격하는 타이거 우즈. 사진=AP 연합뉴스 제공]


드디어 ‘붉은 셔츠’의 마법이 풀렸다. 은퇴설이 나돌며 재기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들었던 타이거 우즈(43‧미국)가 무려 1876일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개인 통산 80번째 우승. 우즈는 네 차례 허리 수술로 인한 부상 후유증과 오랜 슬럼프를 이겨내고 왕중왕전을 제패했다. 완벽한 ‘골프 황제’의 귀환이었다.

우즈는 24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 레이크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린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900만 달러) 마지막 4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3개를 묶어 1오버파 71타를 쳤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69타를 기록한 우즈는 2위 빌리 호셜(미국)을 2타 차로 따돌리고 감격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우즈는 2013년 8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우승 이후 5년 1개월 만에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우즈는 PGA 투어 통산 메이저 14승 포함 80승 고지에 올랐다. 우즈는 지난해 11월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서 복귀한 이후 10개월 만에 우승을 이루는 기염을 토했다.
 

[1876일 만에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은 타이거 우즈.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제공]


우즈는 이번 대회 3라운드까지 3타 차 단독 선두에 올라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우즈는 이 상황에서 한 번도 역전 우승을 허용한 적이 없었다. 마지막 날 우즈의 등장은 팬들을 설레게 하기 충분했다. 자신의 상징인 붉은 셔츠를 입고 나타난 우즈는 이날 리더보드 맨 윗자리를 내주지 않고 우승을 확정짓는 승부사의 모습을 선보였다.

우즈는 첫 1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이후 전반 8개 홀을 모두 파로 지켰다. 이날 코스 난도가 더 높아진 탓에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등 우승 경쟁자들도 타수를 잃으며 우즈의 우승으로 가는 길을 열었다.

우즈는 후반 시작과 함께 10번 홀(파4)에서 첫 보기를 적어냈지만, 13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만회했다. 하지만 15번 홀(파3)과 16번 홀(파4)에서 연속 보기를 범해 흔들렸다. 우즈는 2위에 오른 호셜에 2타 차 추격을 허용했다. 우즈는 침착했다. 마지막 17번 홀(파4)과 18번 홀(파5)에서 파 세이브에 성공해 호셜을 뿌리쳤다. 우즈는 우승이 확정된 뒤 두 손을 번쩍 들며 감격적인 우승을 만끽했다.

우즈는 이번 대회 우승 상금 162만 달러(약 18억원)를 받았으나 아쉽게 통산 세 번째 페덱스컵 정상 자리는 놓쳤다. 마지막 홀에서 행운의 여신이 로즈의 편에 섰다.

페덱스컵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1000만 달러(약 112억원)의 주인공은 로즈였다. 공동 5위 밖으로 밀려나면 우승을 놓칠 위기에 처했던 로즈는 마지막 18번 홀에서 행운의 샷이 동반되며 극적인 버디를 잡아 6언더파 공동 4위로 ‘잭팟’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