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스톱된 서울시 도시계획…"언제 재개되나"
2018-09-17 14:15
"전반적으로 부동산 시장 분위기 고려 안할 수 없어"
"시기 조율중"
"시기 조율중"
17일 서울시 관계자는 "치솟는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대책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 도시계획이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시기를 조율중에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는 정부가 발표할 공공택지 부지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오는 21일 공급대책에 대해 발표를 할 예정으로 국토부는 서울시와 관련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과 현재 그린벨트 해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의 그린벨트 해제를 통해서 주택 공급을 확대하려면 30만㎡ 이하 그린벨트 해제 권한을 갖고 있는 서울시 측이 이에 동의해야 한다. 하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은 "인구는 줄고,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시민들의 욕구는 증대하고 있기에 그린벨트 해제는 극도로 신중해야 한다"며 그린벨트 해제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그린벨트 대체 유휴부지를 확보하는 데 고심 중에 있다. 서울시는 그린벨트 대체부지로 가락동 옛 성동구치소 부지 외 은평구 기자촌, 강남구 개포동 재건마을, 강동구 고덕·강일 일대 등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서울시에 막혀있는 도시계획과 정비사업이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무기한 연기될 처지에 놓였다. 매달 첫째 셋째주 수요일에 열리는 도시계획위원회와 둘째, 넷째 수요일에 열린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 굵직한 안건이 포함되지 않은 지 오래다.
그동안 관심을 끌었던 압구정 지구단위계획에 대한 심의 상정도 하반기에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압구정 지구단위계획은 지난해 세 차례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 상정돼 보류 판정을 받고 올해 한 번도 심의를 받지 못했다.
지난 2016년 10월 시는 압구정 현대·한양·신현대·미성 등 1만여 가구가 거주하는 24개 단지를 6구역으로 나눠 주민 맞춤형 정비계획을 수립한다는 압구정 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 구역지정 및 계획결정안(이하 압구정 지구단위계획안)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해 5월, 7월, 11월 세 차례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 상정됐으나 모두 심의가 보류됐다. 서울시는 압구정 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에 대한 용역을 진행중에 있다. 오는 12월 말 마무리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용역이 진행중인 사안이며 이번달 말께 중간 보고가 있을 예정이지만 최종 용역이 마무리돼야 도건위에 상정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보류 결정을 한 이후 그대로 중단된 상태다. 마스터플랜을 토대로 진행할 예정이던 여의도 정비사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도계위에서 보류 판정을 받았던 공작아파트와 시범아파트의 주민들은 무턱대고 기다려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이와 함께 최고 48층 재개발을 추진 중인 서울 성수동 한강변 재개발 사업에도 제동이 걸렸다. 4개 지구 가운데 사업속도가 가장 빠른 성수전략정비4구역이 네 번이나 도건위 문턱을 두드렸지만 한 번도 심의를 받지 못했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총 4개 지구로 서울에서 한강변에 최고 50층 아파트를 건립할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이다. 지난 2011년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284~317%의 용적률을 적용해 평균 30층, 최고 50층(주상복합) 아파트 8247가구를 짓는 정비계획안을 통과시켰다.
유일하게 한강변에서 50층 건립이 가능한 지역인 만큼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이목이 집중되는 중대한 사안이다. 서울시에서는 현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살피면서 최대한 의견을 조율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부가 서울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위해 여러가지 대책을 쏟아붓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에서 이뤄지는 도시계획이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판단, 심혈을 기울여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시는 장기적으로 공급기반을 확충해서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도록 해야 한다"면서 "도시계획과 정비사업이 하루빨리 진행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서 공급을 늘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