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과 떨림 사이…국내 첫 발 내딛은 뮤지컬 '마틸다'

2018-09-12 19:01
2019년 2월 10일까지 LG아트센터서 공연
4명의 마틸다 "떨리지만 더욱 분발하겠다"
성인 배우들, 못된 연기로 아역 배우들 지원

뮤지컬 '마틸다' 한 장면. [사진=신시컴퍼니]


"무대에 첫 발을 내딛었을 때 '아 이제 시작이구나' 싶었다." (설가은, 마틸다 역)

지난 8일 막을 올린 뮤지컬 '마틸다'의 주인공들이 설렘과 떨림 속 공연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뮤지컬 '마틸다'는 초능력을 지닌 천재 소녀의 성장기를 다루고 있다. 세계적인 동화작가 '로알드 달'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물질주의에 찌들어 책을 증오하는 부모와 오빠, 아이들을 싫어하는 교장에게 유쾌하게 맞서는 이야기다.

12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는 뮤지컬 '마틸다'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황예영·안소명·이지나·설가은 등 4명의 마틸다와 김우형·최재림(미스 트러치불), 방진의·박혜미(미스 허니), 최정원·강웅곤(미세스 웜우드), 현순철·문성혁(미스터 웜우드), 닉 애쉬튼(해외협력 연출), 이지영(국내협력 연출)이 참석했다.

황예영 양은 "선생님들이 잘 하시니까 저도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며 "무대는 물론 분장실, 대기실에서 잘 대해주셔서 즐겁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7월 중간 연습 공개 당시 성인 배우들이 생각보다 잘해서 깜짝 놀랐다던 안소명 양은 "성인 배우들이 무대에서 더 잘하는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앞으로도 호흡 맞추기는 문제 없을 것 같다고.
 

뮤지컬 '마틸다'의 해외협력 연출인 닉 애쉬튼이 주요 시연 장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신시컴퍼니]


아역 배우들은 노래, 춤, 연기 외에도 발성, 러시아어, 아크로바틱, 스크립 워크(대본 상기 연습) 등을 혹독하게 연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즐겁고, 창의적으로 진행됐다는 게 닉의 설명이다.

그는 "아역 배우 4명에게 굉장히 많은 것을 요구했다"며 "기꺼이 해내는 모습을 보면서 감명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지영 또한 "기계적 반복이 아닌 스스로 생각하고, 답을 찾아 체화할 수 있도록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연습했다"며 "이 자리까지 와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성인 배우들은 아역 배우들이 무대에서 더욱 빛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못된' 연기를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김우형은 "아역 배우들을 보며 아빠 미소를 짓다가도 '이러면 안 되겠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 친분이 깊어지면 연기할 때 어려울까봐 일부러 대화를 줄이는 등 거리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모습은 최정원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다. 최정원은 "엄청 악독하게 연기하려고 애쓴다"며 "컨디션이 마냥 좋진 않지만 마틸다를 위해 다 포기할 수 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어린 친구들과 하면서 스스로도 많이 발전하고 있어, 기회를 많이 만들어 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마틸다' 한 장면. [사진=신시컴퍼니]


이날 프레스콜에는 영국에서 온 캐서린 말로온 로열셰익스피어컴퍼니(RSC) 대표도 함께 했다.

캐서린 대표는 "이렇게 생동감 넘치게 에너지를 다 하는 배우들은 처음 봤다"며 "비영어권 공연은 한국이 처음인데 문화를 교류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뮤지컬 '마틸다'는 2011년 초연된, 영국 웨스트엔드 최신작이다. 2019년 2월 10일까지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