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로앤피] 국회 법안심사 성적표…기재위 1위·과방위 꼴찌
2018-09-10 10:42
법안 쌓아놓고 툭하면 파행…처리율 29%에 그쳐
Q. 국회 법안심사 성적표가 나왔다면서요.
A. 네. 아주로앤피가 직접 상임위원회별 법안소위 개회횟수와 법안 처리율을 전수조사했는데요. 국회 16개 상임위원회 가운데 기획재정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가 법안 심사 소위원회를 가장 많이 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재위와 환노위는 45차례 법안소위를 열었는데 법안 처리율은 기재위가 좀 더 앞섰습니다. 반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겸임 상임위인 운영위, 정보위, 여성가족위를 제외하고 꼴찌를 기록했습니다. 과방위는 지난 2년 동안 단 9차례밖에 법안소위를 열지 않았습니다. 법안 처리율도 22%로 낮은 편에 속합니다.
Q. 상임위원회 안에 법안소위가 있는거죠. 상임위와 법안소위에 대해 자세히 설명 좀 해주시죠.
A. 국회에서 각 전문분야로 나눠 조직한 상설위원회입니다. 본회의에 들어가기 전에 소관에 속하는 의안(법안)을 심사하는 역할을 합니다. 어떤 주제와 사항에 대해 전문적 지식이나 경험을 가진 18~23명가량의 의원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상임위원회 안에는 소위원회도 있는데요. 각 상임위 특성에 맞게 1~2개의 법안소위가 열립니다. 법안소위에서 우선 발의된 의안들을 심의한 뒤 상임위 전체회의, 본회의를 거쳐 법이 완성됩니다. 법안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고, 입법부인 국회가 해야 할 본연의 역할이라 할 수 있습니다.
A. 기재위는 경제재정소위, 조세소위 두 법안소위가 있습니다. 경제재정소위는 서비스산업발전법, 국가재정법 등 기획재정부 관련 개괄적인 법안들을 다룹니다. 조세소위는 조세특례제한법, 소득세법 등 세법을 다루는데요. 관련 법안들을 잘 심사해서 본회의까지 법안 처리를 잘한 상임위에 속합니다.
지난해 연말 제가 세법 취재를 담당해서 11월부터 12월까지 조세소위를 들어간 바 있습니다. 총 19개 세법을 검토하는데 각종 세법의 범위가 광범위하고 양이 많기 때문에 약 한 달이라는 시간은 굉장히 짧습니다. 추경호 조세소위원장은 매번 소위를 주재할 때마다 "시간이 부족하다. 밀도 있는 입법 논의를 위해서 소위가 더 활성화 해야 한다"면서, 주말까지 의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곤 했습니다. 이런 점이 법안 처리율에 반영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보통 예산안 처리 시한까지 맞추려면 검토보고서 2~3회독 만에 소위 심사를 마쳐야 하는데요. 1회독한다고 해서 의원들이 개별 세법에 대해서 다 이해하기란 힘듭니다. 전문위원이 정리해 준 검토 자료를 보고 한 번 훑고 2회독에는 보통 처리를 해야 하는데 여기에 또 쟁점 법안들이 따라 붙습니다. 가령 종교세법, 법인세법 이런 부분들은 당론화된 부분들이라 큰 쟁점들에 일반 세법들은 밀립니다. 팽팽한 공방으로 시간이 부족하면 소소위를 엽니다. 소소위는 위원장, 여야 의원들 2명씩, 정부부처만 모여서 쟁점 법안들을 빠르게 처리해버립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소위를 활성화시켜서 시간을 두고 법안을 밀도 깊게 심사해야 한다고 충고합니다.
Q. 그렇다면 꼴찌 상임위인 과방위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는 거네요?
A. 네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과방위 밑에는 과학기술원자력법안심사 소위,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 두 가지가 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81개 소관부처를 밑에 두고 있고요. 관련 법안들을 심의합니다. 과방위는 정보·통신·원자력·과학기술 등에 관한 법안을 다룹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치적 이유로 파행을 거듭하면서 상임위를 열지 못했습니다. 주로 방송 관련 사안들 때문이죠. KBS 이사와 MBC 방송문화진흥회 보궐이사 선임 문제가 대표적입니다. 노웅래 위원장은 "후반기 목표는 법안 처리율을 5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라면서 "쟁점이 없는 쉬운 법안부터 먼저하고 쟁점 법안은 시한을 정해서 무조건 한다는 생각으로 하겠다"고 했습니다.
●진행 : 이승재 아주경제 정치사회부 부국장/출연 : 서민지 아주경제 정치사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