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이슈] 아마존, 시총 1조 달러 돌파...국내 기업들 “아마존 배우자”
2018-09-05 14:41
애플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꿈의 시총’...삼성전자의 3배 이상
온라인 서점으로 출발, 취급 품목 넓혀 e커머스 선점...클라우드, IT기기 등 발 넓혀
SK텔레콤 “11번가, 한국형 아마존으로 키울 것”
온라인 서점으로 출발, 취급 품목 넓혀 e커머스 선점...클라우드, IT기기 등 발 넓혀
SK텔레콤 “11번가, 한국형 아마존으로 키울 것”
글로벌 전자상거래(e커머스) 기업 아마존이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118조원)를 돌파한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e커머스 시장 선점을 기반으로 사업 다각화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아마존의 성공 사례는 국내 기업들에게도 본보기가 되고 있다.
아마존 주가는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장중 한때 2% 가량 상승해 2050.5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시총 1조 달러 돌파를 위한 기준점인 주당 2050.27달러를 뛰어넘은 수치다. 아마존이 시총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애플에 이어 두 번째다. 아이폰 제조사로 유명한 애플은 지난달 2일 미국 상장기업 중 처음으로 시총 1조 달러를 달성했다.
‘꿈의 시총’으로도 불리는 시총 1조 달러는 아마존과 애플뿐만 아니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주요 IT 대기업들의 도전 과제였다. 1조 달러는 삼성전자 시총(4일 종가 기준, 302조6712억원)의 3배 이상이다. 네이버(24조2276억원)와 카카오(9조3069억원) 등 국내 주요 IT 기업의 시총과 비교하면 수십·수백배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베이조스는 가격을 낮게 유지하면서 신속하게 사업을 확장‧구축해 나갔다”며 “수백만의 기업과 업체들이 아마존 사이트에 문을 열면서 소매 시장을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e커머스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아마존은 2000년대부터 다른 산업으로 발을 뻗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IT 기술 기업으로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2006년 아마존웹서비스(AWS)를 론칭, 컴퓨팅 자원을 임대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시작해 현재까지 글로벌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올해 1월 글로벌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 시장에서 AWS의 점유율은 33%로 압도적인 선두다. 2위인 마이크로소프트는 점유율이 13%, IBM과 구글이 각각 8%, 5% 수준으로, 2~4위 업체의 점유율을 모두 합쳐도 아마존을 넘지 못한다.
뉴욕타임스는 “아마존은 처음에 온라인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고, 인터넷(AWS)과 독서(킨들), 배달(아마존 프라임), 홈(AI스피커 에코) 등의 영역에서 흥미롭고 새로운 사업을 이어갔다”고 분석했다.
아마존의 성공 신화는 국내 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 3일 e커머스 플랫폼 11번가를 분사시킨 SK텔레콤은 11번가를 ‘한국형 아마존’으로 성장시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신선식품과 패션 등 취급 품목을 늘리는 전략을 통해서다. 신선식품은 아마존이 눈여겨보고 있는 시장으로, 지난해 6월 미국 최대 유기농 식료품 업체 홀푸드마켓을 137억 달러(약 15조3000억원)에 사들이면서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직 한국에서는 아마존과 같은 독보적인 e커머스 사업자가 없어, 1위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며 “11번가의 경우 아마존의 성공 사례를 따르는 것이 최선”이라고 전했다.
아마존이 AI 스피커 에코를 출시한 후 이동통신 3사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LG전자, 네이버, 카카오 등 주요 IT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AI 엔진과 스피커를 내놓기 시작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5월 출시된 G7 등 LG전자 스마트폰 5종에 아마존 앱을 선탑재했다. 경쟁사인 SK텔레콤과 KT 대비 열세한 가입자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아마존과 손을 잡은 것이다. 당시 아마존의 국내 시장 영향력 확대를 우려한 국회와 이동통신업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IT기업이라면 아마존이 어떤 사업을 하고 있고 인수하는 기업들은 어디인지 살펴보는 것은 필수”라며 “소매와 클라우드, 미디어 등에서 동시에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은 흔치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