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 결과문이 공개됐다. 우리나라는 이번 개정협상을 추진하면서 농업을 지키고,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ISDS) 개선에 대한 우리 요구를 관철시켰다. 미국은 자동차 분야에서 화물자동차(픽업트럭) 관세철폐 기간 연장, 자동차 안전·환경 기준의 유연성 확대 등을 얻어냈다.

한·미 양국이 지난 3월 원칙적으로 합의한 내용을 담은 문서다. 정부는 국민의견 수렴 등의 절차를 거친 후, 미국과의 협의를 통해 이달 내 정식서명을 완료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3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문서는 △한·미 FTA를 개정하는 양국 정부 간 의정서 △2011년 2월 10일 서한 교환을 개정하는 양국 정부 간 의정서 △2007년 6월 30일 서한 교환에 대한 양국 FTA 공동위원회의 해석 △자동차 안전 기준 및 환경기준 등 8건이다.

산업부는 정식서명과 관련, 이날부터 오는 10일까지 의정서 2건에 대한 한글본 관련 국민 의견을 접수, 관계부처 및 전문가 차원에서 반영 여부를 검토한 후 최종적으로 한글본을 확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미국 측과 협의해 정식서명 일정을 확정하고, 서명 이후 국회에 비준 동의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후 양국이 각자 국내절차를 완료했음을 상대국에 서면통보한 후 60일 또는 양국이 합의하는 날에 한·미 FTA 개정협상이 발효된다.

개정협상 합의 내용에 따라 우리나라는 농축산물 시장에서 미국의 추가 개방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으며, 미국산 자동차부품 의무사용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우리 정부가 미국에 요구한 ISDS 개선에 대해서는 투자자 소송남발 방지와 정부의 정당한 정책권한 행사에 필요한 요소를 반영했다.

미국은 무역적자의 가장 큰 원인인 자동차 산업에서 이익을 챙겼다.

기존 협정에서 미국은 2021년까지 픽업트럭에 대한 25% 관세를 완전 철폐하기로 했지만, 이번 합의에서 철폐 기간을 2041년까지 20년 연장했다.

또 현재 미국 자동차 안전기준을 준수한 경우, 한국 안전기준을 준수한 것으로 간주해 제작사별로 연간 2만5000대 수입을 허용하고 있지만, 앞으로 5만대까지 가능하도록 합의했다.

미국의 다른 관심사인 글로벌 혁신 신약 약가제도와 원산지 검증에 대해서는 한·미 FTA에 합치되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선·보완하기로 합의했다.

유명희 통상교섭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3월 말 원칙적 합의가 이뤄진 내용을 협정문으로 만든 것으로 기술적인 표현, 처리 방식에 대해 논의했다"며 "한·미 FTA 개정범위에 대한 불확실성을 조기에 해소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