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반란’ 임희정, 아시안게임 은메달 한풀이?…한화 클래식 ‘깜짝 선두’

2018-08-31 16:59

[인터뷰하는 여고생 골퍼 임희정. 사진=KLPGA 제공]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골프 단체전에서 은메달에 그친 한풀이일까. 여자 골프 국가대표로 인도네시아를 거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 한화 클래식(총상금 14억원)에 등장한 여고생 국가대표 임희정(18)이 대회 둘째 날 깜짝 선두로 올라섰다.

임희정은 31일 강원도 춘천 제이드팰리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화 클래식 2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를 쳤다. 1라운드에서도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타를 줄인 임희정은 중간합계 9언더파 135타로 먼저 경기를 끝내 프로 언니들을 제치고 리더보드 맨 윗줄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는 난코스로 유명하다. 전장이 6757야드로 길고, 러프는 깊다. 또 그린은 빠르다. 아마추어 여고생이 적응하기 힘든 코스다. 더구나 임희정은 아시안게임 일정을 소화하고 지난 27일 귀국해 곧바로 대회 준비에 나서는 강행군을 펼쳤다. 28~29일 두 차례 연습 라운드를 소화한 것이 전부다.

하지만 임희정은 이틀 연속 선두권을 지키며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이날 임희정은 페어웨이를 두 차례만 벗어났고, 그린은 딱 한 번 놓쳤다. 그만큼 샷이 정교했다. 임희정은 “코스 난도가 높아서 한 번의 실수가 바로 보기로 연결되기 때문에 최대한 페어웨이에 공을 보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임희정의 티샷 모습. 사진=KLPGA 제공]


임희정은 “솔직히 언더파를 기록할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다”며 놀란 뒤 “이번 대회에 욕심은 없고, 배우러 왔다고 생각하면서 칠 것”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어 그는 “최대한 프로선수들처럼 실수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며 “이 대회에서 내가 하고 싶은 플레이와 샷을 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한 게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임희정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고 우울했다”면서 “아시안게임에서 실수했던 부분들을 집중적으로 교정을 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 덕분에 이번 대회에서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임희정은 아시안게임을 대비해 쇼트게임 연습에 집중한 것도 이번 대회 경기 감각을 이어가는데 큰 도움이 됐다. 임희정은 “아시안게임을 준비할 때 쇼트게임 연습을 가장 열심히 했다”며 “그린에선 물론 방 안에서도 연습을 계속했는데, 노력 한만큼 실력이 나오는 게 느껴져서 더 열심히 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임희정은 오는 10월 31일 KLPGA 정회원 선발전과 11월 정규투어 시드순위전을 목표로 집중할 계획이다. 모두 통과하면 내년 KLPGA 투어 도전장을 던진다. 다만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모든 과정을 생략하고 내년 KLPGA 투어에 입성이 가능하다. 하지만 임희정은 “우승 욕심은 절대 없다”며 “아직 이틀 밖에 치르지 않았고, 이틀 동안 잘 친 것도 욕심 없이 경기를 한 덕분”이라고 몸을 낮춘 채 3라운드 준비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