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T업계 뿌리깊은 성차별 문화… 롤 제작사 라이엇 게임즈도 '미투' 고발

2018-08-29 15:00

[라이엇 게임즈 사옥]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롤)'를 개발한 미국 게임업체 라이엇 게임즈(Riot Games)에서 성 차별적 조직 문화가 팽배해 있다는 내부 고발이 나왔다.

29일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라이엇 게임즈의 전직 임원인 배리 호킨스(Barry Hawkins)는 장문의 편지를 통해 라이엇 게임즈의 성 차별 문화를 비판했다.

그는 2012년 8월부터  2014년 2월까지 이 회사에서 근무했다.

라이엇 게임즈의 생산 관리 이사였던 호킨스는 개인 블로그에 "내가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근무 현장에서 부적절한 행동의 빈도와 강도가 문제라는 것을 알았다"고 적었다.

이어 "부적절한 행동에는 두가지 특성이 있었다"면서 "하나는 남자 직원이 다른 남자 직원에게 성적 발언과 행동을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여성에 대한 성 차별과 부적절한 언어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같은 조직 문화에 반발해 바로 잡으려고 했지만 저항에 부딪쳤다"며 "결국 내가 라이엇의 문화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미국 비디오 게임 블로그인 코타쿠(Kotaku)는 지난 8월 라이엇 게임즈의 '형제 문화(bro culture)'를 지적하는 내용의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여기에 새로운 내부 고발이 터져 나오면서 라이엇 게임즈는 비난 여론에 직면했다.

코타구의 리포트를 보면 20여명의 전현직 직원들이 비슷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나. 제보자들은 경영진의 성희롱 사례, 여성 고용 문제, 동료간 성 차별적 대화 등을 지적했다.

미국 IT업계의 남성위주 문화가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글로벌 IT기업 구글에서는 지난해 한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작성한 성차별적 문서가 내부망에 올라와 논란이 됐다. 그는 "여성은 유전적 차이 때문에 기술 분야 능력과 리더십 등에 있어 남성보다 뒤떨어진다"며 "구글 내 좌파 편향 때문에 정치적으로 올바름을 강요하는 단일 문화가 형성돼 있으며 보수주의자는 억지로 침묵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4월에는 미국 노동부가 "IT업계 내에서도 구글의 여성에 대한 급여 차별은 극단적인 수준"이라며 "구글 사내에 체계적인 임금차별이 존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그해 9월 구글의 전직 여성 직원 3명이 급여에서 성차별을 당했다며 구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성차별과 성추행과 관련해 지난 6년간 238건의 소송이 제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차량공유업체 우버의 경우 창업자인 트래비스 캘러닉이 성차별·인종차별 논란으로 지난해 6월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