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허가 마취크림을 전국에 팔아 14억여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일당이 붙잡혔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눈썹, 입술, 아이라인 같은 반영구화장 등에 사용되는 의약품인 마취크림을 무허가 제품으로 유통·판매한 업자 11명을 검거했다고 29일 밝혔다.

관련 제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받지 않고 출처, 함량 등이 정확하지 않아 안전성도 떨어졌다. '태그#45', '인스턴트넘' 등엔 국소마취제 성분인 리도카인, 프릴로카인, 테트라카인이 함유돼 있다. 일반적으로 미용시술 업소에서 통증을 줄이려 쓴다.

제품들은 성분 함량이 정확하지 않아 과다 사용할 경우 두드러기, 수포형성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예컨대 리도카인은 국소마취제 및 항부정맥제로 사용된다. 개인에 따라 흡수정도가 달라 의사, 약사 등 전문지식을 가진 사람이 취급해야 한다.

서울시 민사단은 10개월간의 수사 끝에 총 11명을 형사입건했다. A씨(45) 등 2명은 구속하고 9명은 불구속기소했다. 검거된 이들 중 일부는 타투나 반영구화장 등 미용시술 후 염증이 생기는 것을 예방키 위해 전문의약품인 항바이러스제와 연고도 함께 불법으로 판매했다.

A씨는 작년 3월부터 1년 가량 약 5억원 상당의 무허가 마취크림을 중국 현지 조선족으로부터 공급받아 도매업자 B씨(39)에게 제공했다. 이때 A씨는 차명폰, 차명계좌를 이용하고 퀵배송, 현금으로만 거래하는 등 치밀한 수법을 동원했다.

적발된 판매업자들은 '약사법'에 따라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을 받거나,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근거해 무기 또는 3년 이상 징역·벌금 등의 처벌을 받게 된다.

안승대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장은 "반영구화장 시술은 현행법상 피부미용업소에서 해서는 안되는 의료행위"라며 "날로 조직적이고 지능적인 형태로 시민건강을 위협하는 불법의약품 제조·유통행위의 수사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