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제제미미 부부' 전제우 "한번 뿐인 삶을 위해 행복을 미루지 마세요"

2018-08-28 12:47

안녕하세요. <김호이의 사람들>의 발로 뛰는 CEO 김호이입니다.
여러분의 시작은 어떠한가요?
"지금 시작하는 게 맞는걸까"라고 두려워 하고 있진 않은가요?
이번 인터뷰는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세계일주를 하며 새로운 시작에 나선 '제제미미 부부'의 남편 전제우씨(제제)입니다.
 

Q. 대기업을 박차고 나왔을 때 기분은 어땠나요?

A. 퇴사하려고 마음을 먹고 있었기 때문에 홀가분함과 시원섭섭함, 약간 아쉬운 것도 있었고 되게 오묘했어요. 학교를 졸업할 때와 비슷했던 것 같아요. 졸업하면 기분이 엄청 좋고 기쁘면서도, 한편으로 짠한 그런 감정들이 있잖아요. 회사를 관둘 때도 그런 느낌이었죠. 졸업하면 학교로 다시 못 돌아가듯이, 회사를 나올 때도 다시 돌아가지 않을 거라는 생각으로 나왔어요. 그래도 일단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물론 그만큼 두려움도 있었죠.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고, 또 그만둔 다음날 점심을 먹고 카드를 긁는데 '내가 앞으로 카드 값을 못내는 사람이 되면 어떡하지'라는 불안감이 갑자기 확 들더라고요. 여러 가지 감정이 생겨났던 것 같아요.
 

'제제미미 부부' 전제우(제제), 박미영(미미) 부부 [사진= 전제우씨 제공 ]


Q. '처음' 그리고 '시작'은 사람을 설레게 만드는 단어인데 제제미미 부부의 처음과 시작은 어땠나요?

A. 저희가 항상 얘기하는 게 '꿈은 크게! 시작은 작게!'거든요. 사람들이 시작을 엄청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저희가 했던 시작은 모두 엄청 소소한 내용이었어요. 트위터 한 줄 보낸 거, 사람들이랑 얘기한 거, 아니면 인터넷에 한줄 올린 거. 이런 것들이 나중에 큰 결과로 이어졌어요. 그래서 저희는 시작은 항상 소소하고 작게 하고 있어요. 큰 의미를 두지 않으려는 것이죠.

Q. 부부가 모두 퇴사한 것인가요? 생활비 문제는 어떻게 대비했나요?

A. 현실적인 문제잖아요. 현실적인 문제는 현실적으로 접근해야 돼요. '퇴사해야지'하고 바로 그만두는 것은 아니거든요. 퇴사를 마음먹고 준비하는 데 1년 정도 걸렸어요. 그 시간 동안 에어비엔비를 한다든가, 모바일 앱을 제작하면서 다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잡을 만들어 놓고 퇴사했기 때문에 해결할 수 있었죠.

Q. 결혼할 때 셀프 웨딩을 한 것으로 아는데 그 과정을 간단히 설명해 주세요.

A. 말 그대로 직접 다 하는 거예요. 보통 웨딩 플래너와 계약하면 예식장을 잡아주고 드레스 대여, 신혼여행 예약까지 모든 걸 다 정해주거든요. 저희가 이 모든 것을 직접 했어요. 드레스도 해외직구로 사 우리가 수선해서 입고, 예식장도 우리가 돌아다니며 구하고, 청첩장도 우리가 직접 디자인해서 만들었어요. 결혼식도 우리가 직접 준비하고, 진행도 우리가 직접 했어죠.

Q. 그 과정에서 어려웠거나 후회됐던 점은 없나요?

A. 후회는 없지만 어려운 점은 많았죠. 그렇게 하는 사람이 없으니 내가 뭘 하려고 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이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았어요. 원래 결혼식을 올림픽공원에서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올림픽공원에서는 결혼식을 할 수 없다는 거예요. 처음 거절을 당하고 고민하다가 박원순 시장한테 '왜 여기서 결혼식을 할 수가 없냐'고 트위터를 보냈어요. 그런데 바로 답장이 오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으로 '내가 하려던 것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고 담당자를 만나서 허락을 받았어요. 최종적으로는 남산에서 했지만 어쨌든 모든 걸 새로 시작하다 보니 장벽을 다 이겨냈었죠.
 

[사진= 전제우 씨 제공 ]


Q.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세계여행을 떠난 것에 대해 잘했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후회를 하시나요?

A. 이것도 약간 복잡해요. 내가 잘한 부분도 있고, '왜 이렇게 했을까. 좀 더 준비를 했어야 했는데'라고 후회하는 부분도 있어요. 하지만 저희는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이 할 거예요. 똑같이 회사를 그만두고 여행을 떠날 겁니다.

Q. 부부가 퇴사한다고 했을 때 주변의 반대가 엄청 심했을 텐데 설득하기까지의 과정을 말씀해주세요.

A. 일단 주변 사람들이 단지 '그러면 안 돼'하는 건 무시했어요. 내 인생이고, 내가 책임 지는 거잖아요. 아무리 친한 친구, 선배, 선생님이라도 내 인생에 대해 책임져주지는 않거든요. 그리고 내가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들의 의견은 그냥 다 흘려버렸어요. 하지만 가족은 내가 자라오는 걸 제일 오랫동안 봐왔고 나에 대해서 가장 잘 알잖아요. 나를 제일 잘 아는 사람조차 설득시키지 못한다면 다른 누구도 설득시키지 못할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저희가 유일하게 설득시키고자 했던 사람이 바로 부모님이었어요.

단순히 조르거나 앙탈 부리는 게 아니라 양가 부모님을 모두 저희 집에 모셔 발표를 준비했었어요. 2시간 정도 현재 세계경제 시장의 흐름, 국내 기업의 현실, 직군별로 근속연수 등을 보여주면서 왜 우리가 지금 퇴사해야만 하는지 그리고 왜 그 방법이 세계일주인지에 대해 차근차근 얘기했죠. 그러고 마침내 허락을 받았습니다.

Q. 퇴사 후 수많은 것을 할 수 있었을텐데 여행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A. 일단 버킷리스트 중에 전세계 여행이 있었고, 그때가 아니면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또 에어비앤비를 하면서 전세계에서 100명 정도가 왔어요. 그들 모두 사는 방식이 다 달랐거든요. 그래서 '우리 집에 오는 사람만 해도 사는 방법이 다 다른데, 내가 세계를 여행하면서 더 많은 사람을 만나면 얼마나 많은 영감을 얻게 될까'라고 생각해서 세계일주를 택했죠.
 

[사진= 전제우 씨 제공 ]


Q. 여행하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과 배운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크게 달라진 점은 예전에 비해서 새로운 것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아요. 과거 회사에 다닐 때 새로운 일이 생기면 '이게 가능할까? 힘들지는 않을까?'하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여행은 모든 게 새로운 것이예요. 그러다 보니 새로운 것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졌어요. 무슨 일이 들어오거나 누구를 만나거나 할 때도 모든 걸 오픈하게 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됐죠. 또 제가 퇴사하고 세계일주를 떠났지만 그것이 완벽한 정답은 아니듯, 모두 각자의 답이 있다는 걸 받아들이게 됐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


Q. 전제우 씨가 생각하는 진짜 삶이란 무엇인가요?

A. 한 번 뿐인 거죠. 인생은 한번 뿐이잖아요. 그러니까 지금 이 순간 가장 행복해야 하는 것, 그게 삶인 것 같아요. 사람이 살아가면서 포기하는 게 굉장히 많거든요. 호이 기자님은 지금을 행복하게 잘 보내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대학을 위해서 고등학교 시절을 포기하고 취업을 위해서 대학시절을 포기하고 20대는 30대를 위해서, 30대는 노후를 위해서 포기하고 그렇게 계속 포기하는데 그게 삶은 아닌 것 같아요. 결국 죽을 때까지 계속 포기하게 되잖아요. 막상 죽을 때 내가 포기한 것에 대해 후회가 남을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삶은 연속적이잖아요. 우리가 편의상 20대와 30대, 오늘과 내일을 나누지만 시간 단위로 쪼개보면 이어지는 것이예요. 결국 내가 오늘 행복하면 내일도 행복할 수 있지, 오늘 불행한데 갑자기 내일 행복해지지는 않거든요. 결국 오늘이 행복해야 내일도 행복하고 내일이 행복해야 모레도 행복하고, 지금 행복해야 계속 행복할 수 있는 게 삶인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시작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A. 저희 책 부제에 적은 '망설이지 말 것, 완벽을 기다리지 말 것, 행복을 미루지 말 것' 이 세 가지는 사실 스스로에게 하는 얘기였어요. 저희가 시작하지 못해서 나중에 후회했던 것이 망설여서 못했거나, 너무 완벽하게 하려다가 못했거나, 나중을 위해서 미뤘거나 이 세가지 때문이었어요. 지금 시작을 망설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았으면 해요. 너무 완벽하지 않아도 돼요. 누구나 시작은 다 서투니까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금의 행복을 미루지 말았으면 해요. 이 세 가지 말을 꼭 해드리고 싶습니다.
 

[사진= 김호이 기자 ]


이번 제제미미 부부 전제우씨의 인터뷰 어떠셨나요?
전제우씨의 이야기를 통해 시작은 언제나 옳다는 생각을 가지고 무엇이든 망설이지 말고 시작해보는 여러분이 됐으면 합니다.

-김호이의 사람들-
인터뷰: 김호이
기사작성 및 수정 : 김호이/ 김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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