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생활 더 어려워져..."지원금 정책, 근본 대책 아니다"

2018-08-23 14:57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벼랑 끝에 몰리는 자영업자·서민과 서민금융제도 개선방안' 세미나에서 '사지로 내몰린 자영업자의 눈물'을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임애신 기자]


최근 자영업자의 경제적 위상이 회사에서 월급을 받는 상용근로자에 비해 더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은 줄어든 반면 재무위험노출은 더 늘어난 모습이다.

이영세 자유시장경제포럼 회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벼랑 끝에 몰리는 자영업자·서민과 서민금융제도 개선방안' 세미나에서 "최근 위기의 근원은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에 있다"며 "겨우 생존하고 있는 자영업에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무성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도 "자영업자 폐업이 올해 100만건에 이른다"며 "정부의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종업원을 줄이거나 폐업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체 취업자수 2656만명 중 자영업자와 비임금근로자는 675만명으로 전체의 25%를 차지한다. 노후 불안과 취업난으로 자영업으로 뛰어드는 사람이 늘면서 자영업은 포화 상태다.

이에 반해 가계부채가 증가하면서 소비 심리는 점점 위축되고 있다. 경영 여건도 좋지 않다. 임대료·수수료·인건비 등이 매년 늘면서 자영업 폐업이 늘었다.

이런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폭이 커지면서 자영업자들의 충격은 더 커졌다. 지난해 최저임금은 16.4% 상승한 7530원으로 책정됐다. 올해는 10.9% 오른 8350원으로 결정됐다.

이렇게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자영영업자의 경제적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2012년 월급을 받는 상용근로자 대비 자영업자의 처분가능소득은 0.9065배에서 지난해 0.8849배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DTA(자산평가액 대비 총부채)는 1.0705배에서 1.1033배로 나빠졌다. DTI(총부채상환비율)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부담비율) 역시 1.2377배에서 1.5608배로, 1.5472배에서 1.6521배로 자영업자에 불리하게 바뀌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처럼 자영업자의 경제적 위상이 추락한 것은 상용근로자 중 생산성 이상의 임금을 가져가는 귀족노조의 존재가 이 같은 현상을 초래한 것"이라며 "최저임금인상 여파를 줄이기 위한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금 정책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올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업주의 경영상 어려움을 지원하고, 저임금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위해 일자리안정자금을 도입됐다. 현재 업종 구분 없이 최저임금 적용 근로자 1인당 최대 월 13만원씩 사업자에게 지급된다.

조 교수는 이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상당수는 비자발적 자영업자일 가능성이 크다"며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실직을 줄이는 것이 최대의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에 대한 대책"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