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영향?" 중국 소비자물가 넉달만에 2%대 회귀

2018-08-09 15:25
7월 소비자물가 2.1%↑
폭염,폭우, 무역전쟁 등 영향 진단
생산자물가 4.6% ↑…전달보다 0.1%P 하락…경기하방 압력 커졌나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개월 만에 2%대를 회복했다. 폭염, 폭우, 그리고 미·중 무역전쟁 등이 일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무역전쟁 영향으로 하반기 중국 인플레도 안심할 수 없다는 우려도 일각에선 나온다. 

9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 동기 대비 2.1% 올랐다. 이는 6월 상승률(1.9%)과 시장 예상치(2.0%)를 모두 웃돈 것이다. 이로써 중국의 CPI 상승률은 지난 4월 1%대로 떨어진 이후 4개월 만에 다시 2%대를 회복했다.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동향. [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성궈칭(繩國慶) 국가통계국 고급통계사는 "여름철 나들이 여행객 증가로 항공료, 관광, 호텔 숙박료 등 가격이 상승한 게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일부 지역의 폭염·폭우 날씨가 채소 생산 및 보관운송에 영향을 미쳐 신선채소 가격이 대폭 상승한 것도 전체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시장은 그동안 7월 중국 물가 지표에 주목했다.  미·중 양국이 서로 340억 달러 관세 폭탄을 주고받으며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게 지난달 6일부터기 때문. 이에 따라 고율 관세가 중국의 물가에 서서히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다. 

자오시쥔(趙錫軍) 중국 인민대 재정금융학원 부원장은 중국신문망을 통해 "폭염, 기후 영향으로 물가 상승을 부추기긴 했지만 물가를 진짜 끌어올린 건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자오 부원장은 "물가는 기본적으로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무역전쟁이 고조되면 하반기에 물가 상승 압박을 어느 정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롄핑(連平) 교통은행 수석경제학자는 "물가 흐름은 비교적 안정적"이라며 “하반기 물가가 대폭 상승할 가능성은 비교적 적으며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2%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올 한해 중국 정부가 물가관리 목표치로 잡고 있는 3% 이내에서 움직일 것이란 이야기다.

물가가 안정적인 상승세를 보임으로써 중국 인민은행은 향후 통화정책 운용 여력도 확보했다. 다만 고율 관세 영향이 하반기에 계속해서 영향을 미쳐 물가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질 수 있는만큼 안심할 수는 없다는 관측이다. 

한편 7월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지난해 동기 대비 4.6% 상승했다. 상승률은 전달(4.7%)보다는 0.1% 포인트 둔화했지만 시장 예상치(4.5%)는 웃돌았다. 경기 선행지수로 불리는 생산자물가상승률이 석달째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오다 7월 들어 둔화한 것은 그만큼 중국 경기 하방 압력이 커졌다는 걸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 동향[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