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세대 전쟁'…손학규, 당 대표 출마 선언
2018-08-08 15:40
장성민 “토굴 속에 있다보니까 세상 변화 몰라”
정운천 “국회, 올드보이 중심되면 한국에 걸림돌”
하태경 “자랑해선 안 되는 민주당 과거 자랑해”
정운천 “국회, 올드보이 중심되면 한국에 걸림돌”
하태경 “자랑해선 안 되는 민주당 과거 자랑해”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손학규 전 위원장이 8일 9·2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손 전 위원장의 출마를 두고 당내에선 ‘올드보이’라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손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바른미래당이 존속이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이다. 이러한 무기력증과 패배주의의 구렁에서 탈출하기 위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며 “그래서 온갖 수모와 치욕을 각오하고 제가 감히 나섰다”고 했다.
손 전 위원장은 “진보와 보수, 영남과 호남의 통합을 통한 개혁의 정치를 이루고자 하는 바른미래당 탄생의 대의는 올바른 길이었다”며 “안철수, 유승민 두 분의 정치적 결단은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다”고 했다.
대통합민주신당과 통합민주당의 대표를 이미 지냈던 손 전 위원장의 출마를 두고, 경쟁자들은 일제히 비판을 날을 세웠다.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한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항상 정치적 판단에 중대한 실수를 하거나 실책을 하는 분이 바로 그분”이라면서 “토굴 속에 있다 보니까 세상 변화를 전혀 모르는 상황에 빠져있다”고 비판했다.
장 이사장과 사실상 러닝메이트(1인 2표 투표에서 후보 간 상호 지지) 관계인 정운천 의원은 전날(7일) 출마 회견에서 손 전 위원장을 겨냥하며 “그 분에게도 장점이 있겠지만 개혁, 인물 변화를 필요로 하는 시대다”면서 “새로운 변화의 시대에 맞는 그러한 정치 지도자가 이제 나와야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정 의원은 이어 “지금 국회가 이상하게 과거로 돌아가고 있다”며 “국회가 올드보이가 중심이라고 한다면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가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다. 새로운 시대정신에 맞는 지도자를 당원들이 뽑아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하태경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바른미래당 대표에 출마하면서 어떻게 과거 민주당 소속일 때 업적을 자랑할 수 있느냐”며 “바른미래당 내에서 성취한 업적이 없다면 차라리 아무 언급을 하지 않으시는 게 나았다”고 했다.
하 의원은 “바른미래당 입장에서는 결코 자랑해선 안 되는 과거를 업적이라고 앞세우는 정치 감각으로 위난 상황에 빠진 당을 어떻게 구하겠다는 것인지 답답한 노릇이다”고 일침했다.
반면 손 전 위원장과 사실상 러닝메이트 관계인 신용현 의원은 전날 출마 회견에서 “손 전 위원장의 경륜이나 경험 등이 지금 단계에서는 필요한 게 아닌가”라며 “파트너들이 워낙 올드맨들이라 이쪽에서도 경륜있는 분이 나서야 한다”고 했다.
손 전 위원장의 출마 선언으로 바른미래당 전당대회 출마자는 12명으로 늘어났다. 하태경·정운천·신용현·김수민 등 4명의 현역 의원에 손학규·장성민·김영환·권은희 전 의원, 이수봉·장성철·허점도·이준석 등 전 지역위원장들이다. 이 중 김 의원은 청년 최고위원으로 출마했고, 신 의원과 권 전 의원은 여성 최고위원 자리를 놓고 다툴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은 오는 11일 예비경선(컷오프)을 실시해 6명의 후보만 남길 예정이다. 예비경선은 책임당원 2000명, 일반당원 2000명을 대상으로 ARS 설문조사 실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