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안전권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안전과 관련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 등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류희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차관급)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안전을 최우선의 가치로 생각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이하 징손제)는 악의적이거나 의도적인 불법행위로 손해를 입힌 자에게는 기존 민법(일반사법)의 실손해배상 원칙의 범위를 넘는 액수를 피해자에게 배상하게 하자는 것이다.

주로 불공정거래행위 등 사회경제적 약자를 보호하고, 가해자가 불법행위를 다시 저지르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류 본부장의 말에는 징손제를 안전 분야에 최초로 도입, 우리 사회에 강한 경각심을 주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초 연이어 발생한 제천 스포츠센터 및 밀양 병원화재 때도 비상구가 임의로 폐쇄되면서 인명 피해가 컸다는 지적이 많았다.

행안부는 광범위한 안전 분야에 곧바로 징손제를 도입하기 어려운 만큼, 우선 피난시설 폐쇄 및 소방시설 차단 행위에만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난 2월 안전분야 징손제 도입을 위한 연구용역이 시작됐고, 6개월의 과정을 거쳐 지난달 26일 최종 마무리 작업이 끝났다.

연구용역 내용은 안전 법률 271개를 분류, 징손제 도입이 가능한 법률을 선정, 법률 검토가 진행 중이다. 행안부는 내달쯤 각 부처와 협의해 도입시기 및 구체적 배상범위 등을 정할 예정이다.

현재 다른 분야의 손해배상제를 참고, 안전 사고 피해액의 3배까지 보상토록 하는 방안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최종적으로 해당 부처와 협의를 거친 뒤 입법이 추진되고, 국회와 상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행안부 내 회의체를 통해 이런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류 본부장은 "국민 기대에 맞는 안전수준을 확보하기 위해 재난안전 제도와 정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