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폭염 대마왕 1994년과 2018년, 24년전엔 무슨 일이?

2018-08-01 11:19

[사진=연합뉴스]



오늘 2018년 8월1일. 별로 반갑지는 않은 '폭염신기록'이 예고된 날입니다. 현재까지 기록을 보유하고 있던 해는 1994년이었죠. 그해 7월24일은 38.4도를 기록했습니다. 24년간 깨지지 않았던 기록의 턱밑까지 추격한 것이 바로 어제(7월31일)였습니다. 최고기온은 38.3도였습니다. 바로 아래 기록은 역시 1994년의 7월23일(38.2도)이었죠. 폭염에 관한 한, 2018년과 1994년이 나란히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셈입니다.
 

극심한 폭염에 알이 자동부화해 새끼가 알을 까고 나오는 장면. [연합뉴스]



지금 진행되는 폭염은, 바로 건물 밖으로 나가면 어마어마한 열기로 확인 가능하지만, 1994년은 대체 어떤 해였는지 궁금증이 돋습니다. 김영삼정부 시절이었던 그해,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그 여름, 50여년만에 최악의 더위가 왔다고, 딱 지금과 비슷하게 아우성을 치고 있었습니다. 방송 뉴스에는 계란을 아스팔트 길위에 놓자 그대로 계란프라이가 되는 장면을 보여줬죠. 폭염 기간의 사망자가 무려 3,364명이나 됐습니다. 이 숫자는, 한국전쟁과 제주4.3사건 때의 희생자 숫자 다음으로 많은 사망자였습니다. 
 


1994년은 폭염 이외에도 뜨거운 뉴스가 넘쳤습니다. 그해 7월 김일성이 사망했고, 박홍 당시 서강대 총장이 대통령 앞에서 "주사파 배후에 김정일이 있다"는 발언을 한 뒤로 신공안정국이 조성됐습니다. 당시 구속자가 432명에 이르렀습니다. 앞서 3월19일엔 남북 특사교환회담 실무접촉이 있었는데, 이 자리에서 북한측의 "서울 불바다" 발언이 나와 온국민을 경악케 하기도 했죠.

그해는 또한 참사와 참극이 많았습니다. 10월 성수대교 붕괴, 충주호 유람선 화재에 12월 서울 아현동 도시가스 폭발 참사. 사이비종교를 고발하던 탁명환씨가 살해되고, 부모를 흉기로 찔러죽이고 불태운 박한상사건도 일어났지요. 세상을 으스스하게 하던 지존파 사건도 이때였죠. 

1994년은 올해처럼 아시안게임이 있던 해였습니다. 히로시마에서 벌어졌는데, 저 또한 그곳에 현장취재차 갔던 기억이 납니다. 10월9일 우린 황영조의 마라톤 금메달 낭보를 들었죠.  이 해는 경제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해였습니다. 1인당 GNP가 1만달러를 처음 넘어섰고, 삼성은 256메가디램 반도체를 세계 처음으로 개발하면서, 글로벌 기업의 위상을 굳혀나가기 시작했죠. 또 상용인터넷 서비스가 처음 시작한 해도 바로 그해였습니다.  또 오렌지족이나 엑스(X)세대란 말이 나온 것도 그 무렵이었습니다. MBC가 여름에 방영한 '사랑을 그대 품안에'는 차인표 신드롬을 불러 일으키던 해였습니다.

그 뜨거웠던 한 해를 살펴보며, 오늘의 염천(炎天)을 '이열치열'하는 기분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하루 특히 건강 유의하십시오.

                       이상국 아주닷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