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13억 예식장 꽃’ 포기 못해···동반성장협약 나몰라라

2018-07-25 16:41
‘아모리스’ 예식장 여전히 운영, 오너 막내딸 구지은에 ’일감 몰아주기’ 의혹
“매출 5조 이상 아니라, 규제 대상 아냐”…동반위도 1년마다 점검 약속 미이행

[사진=아워홈 제공]


과거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대기업들이 예식장과 꽃집 등의 사업을 대부분 접었지만, 현재까지 이를 유지하는 곳은 범LG가(家)인 ‘아워홈’이 유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아워홈 예식장은 사주 일가가 운영하는 회사에 수억원대 ‘일감 몰아주기’를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25일 동반성장위원회(이하 동반위) 등에 따르면, 지난 2014년 6월 전국혼인예식장연합회와 아워홈, 한화H&R(호텔앤리조트), CJ푸드빌은 ‘예식장업 동반성장을 위한 자율협약’을 맺었다.

당시 협약 내용에 따르면, 대기업은 동반성장을 위해 협약 체결일로부터 3년간 3개(年 1개) 이하로 신규 예식장의 출점을 자제하기로 했다. 아울러 1년마다 준수현황을 동반위에서 확인하기로 했다.

협약 체결 이후 CJ푸드빌은 웨딩연회사업부가 맡았던 ‘아펠가모’ 운영에서 손을 뗐다. 한화H&R도 단체급식(FC) 부문이 운영하던 강남 플라자 예식장의 문을 닫았다. 삼성웰스토리의 경우, 예식장 운영은 하지 않지만 피로연 등 연회식 공급 사업에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런데 아워홈은 웨딩·연회·기업행사·케이터링 브랜드인 ‘아모리스(AMORIS)’를 현재 운영 중이다. 지난해 코엑스점이 문 닫아, 현재 서울에만 3곳이 성업 중이다.

매장수로만 보면 동반위 협약 기준을 어긴 것은 아니지만, 아모리스에서 연회와 결혼식이 있을 때마다 웨딩플래닝 서비스업체인 ‘케이리스 플라워(K.liss flower)’에서 꽃도 공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리스 플라워는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차녀인 구명진씨와 막내딸 구지은 전 아워홈 부사장이 대표로 있다. 아모리스가 지난해 케이리스 플라워를 통해 웨딩 서비스를 이용한 금액만 13억원에 달한다.

아워홈 관계자는 케이리스 플라워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 “아워홈은 매출 5조 이상의 대기업이 아니라, 일감 몰아주기의 규제 대상업체가 아니므로 법적인 문제가 없다”면서 “아모리스는 경쟁입찰로 꽃 공급 업체를 결정했다. 행사 진행 시 케이리스를 권유하거나 특별히 프로모션을 추가하는 경우도 없다”고 해명했다.

구지은 전 부사장은 현재 외식기업 캘리스코 대표를 맡고 있다. 아워홈의 관계사인 캘리스코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입찰 당시 ‘자회사’로 인정받아 T2 입성에 성공했다. 캘리스코는 T2에서 글로벌 멕시칸 푸드 체인점 ‘타코벨’과 일식 전문 ‘히바린’ 매장을 운영 중이다. 

동반위도 문제다. 1년마다 준수사항을 확인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동반위 관계자는 “2014년 협약 이후 담당자가 바뀌어 자료를 찾기 어렵다”며 “매장 수는 해당 기업의 내부 정보라, 동반위에서 알려 줄 수 없으니 기업 측에 문의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