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유서 일부 공개 “어리석은 선택”…정치권, 일제히 애도

2018-07-23 18:51
"경공모로부터 돈 받았지만 청탁·대가 없었다"
정의당장으로 진행…상임장례위원장 이정미
"진보 정치 큰 별 졌다" 정치권 애도 물결

[사진 제공=정의당]


정의당은 23일 숨진 노회찬 원내대표의 유서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최석 대변인은 이날 오후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된 ‘노회찬 원내대표 타계 관련 정의당 대표단 긴급회의’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노 원내대표가 남긴 유서 3통 중 1통을 공개했다. 나머지 2통에는 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최 대변인이 공개한 유서에 따르면, 포털 댓글 여론조작 혐의로 수사 중인 ‘드루킹’ 김모씨로부터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노 원내대표는 “2016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경공모로부터 모두 4000만원을 받았다”면서 “어떤 청탁도 없었고 대가를 약속한 바도 없었다”고 밝혔다.

노 원내대표는 “나중에 알았지만, 다수 회원들의 자발적 모금이었기에 마땅히 정상적인 후원절차를 밟아야 했다”고 적었다.

그는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누굴 원망하랴. 참으로 어리석은 선택이었으며 부끄러운 판단이었다. 책임을 져야 한다”고 전했다.

노 원내대표는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도 밝혔다. 그는 “이정미 대표와 사랑하는 당원들 앞에서 얼굴을 들 수가 없다”면서 “정의당과 나를 아껴주신 많은 분들께도 죄송할 따름”이라고 했다.

이어 “사랑하는 당원들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한다.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의당은 노 원내대표의 사망과 관련, “여론몰이식으로 진행된 수사가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했다”면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또 회의에서 장례식을 정의당장(葬)으로 5일간 치르기로 결정했다. 상임장례위원장은 이정미 대표가 맡기로 했으며, 발인은 오는 27일이다.

정치권에선 노 원내대표의 비보에 침통함이 흘렀다.

특히 노 원내대표와 전날까지 함께 3박 5일 일정으로 미국에 다녀온 여야 원내대표들은 생각지도 못한 소식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해다.

당초 여야 교섭단체 4곳 원내대표들은 이날 오전 11시 국회에서 만나 민생·개혁 법안 처리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회동을 전격 취소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너무 충격을 받아서 사실 말씀을 드리고 싶지도 않다”면서 “방미 일정 중에 전혀 어떤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갖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도 “너무 가슴 아프고 비통한 일”이라며 “늘 노동운동 현장에서 소외되고 어려움에 처한 노동자들의 애환과 고충을 대변하고자 했던 그 진정성이 어떻게 비통한 죽음으로 고하는지 말문을 잇지 못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상임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던 의원들도 애도를 표했다.

송언석 한국당 의원은 경찰청장 청문회 중 “존경하는 노회찬 의원께서 투신 사망하셨다는 경찰 발표가 속보로 떴다”면서 “동료 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국회 대법관 인사청문특위 위원인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노 원내대표의 인격상 무너져내린 명예와 삶, 책임에 대해 인내하기 어려움을 선택했겠지만, 저 자신도 패닉 상태”라며 “하필 이 시간(청문회 질의 도중)에 노동계를 위해 많은 활동을 해온 동료 의원의 불행한 소식을 듣고 여러 감회가 떠오른다”고 적었다.

노 원내대표가 소속된 상임위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오전 전체 회의 도중 박순자 위원장의 건의로 회의를 잠시 중단하고 묵념을 하며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