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발견]9. 무민세대와 7포세대
2018-07-23 07:19
-무라타 사야카 '편의점 인간'
# "내가 보기에 이 세상은 기능 부전이에요. 세계가 불완전한 탓에 난 부당한 취급을 받고 있다고요." 나는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고, 완전히 기능을 발휘하고 있는 세상이라는 게 어떤 것인지 상상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세상이라는 게 무엇인지 나는 점점 알 수 없어져 가고 있었다. <편의점 인간, 104쪽> (무라타 사야카, 살림)
'무민세대'라는 말이 있습니다. '없다'란 의미를 가진 한자 '무(無)'와 '의미가 있다'라는 뜻의 영어단어 'mean'이 합쳐진 낱말입니다. 의미가 있는 일을 해야만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무의미한 것에서 즐거움을 찾는 사람을 말합니다. 치열한 경쟁에서 한 발 물러서 가벼운 삶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죠.
그런데 이 단어가 긍정보다 부정적으로 느껴지는 건 왜일까요. 스스로 원해서 무민세대가 되길 선택했는지, 아니면 현실 탓에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 실제 그들의 속사정을 알 수 없습니다.
실제 요즘 젊은 세대는 불안감 속에서 살아갑니다. 대학 때는 학비와 취업 걱정, 취업 이후에는 학자금 대출 상환, 주거비, 생활비 걱정으로 팍팍한 삶을 삽니다. 다른 한쪽에서는 금수저 계급의 특혜 채용이 버젓이 일어나며 상대적 박탈감만 커졌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하는 3포세대, 여기에 인간관계와 내집마련까지 포기하는 5포세대, 더 나아가 꿈과 희망마저 포기하는 7포세대에 이르렀습니다. 이 사회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은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