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 키우는 금융당국 가로막는 '연체율'

2018-07-19 19:00
카드론 작년보다 18.3% 늘어

[사진=픽사베이 ㅔ공]


금융당국이 금리단층 해소를 위해 중금리 대출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연체율'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표적인 중금리 상품인 카드론의 연체율이 급격히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금리가 14%대인 카드론의 이용액은 중금리 활성화정책에 힘입어 크게 증가했다. 7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 1분기 카드론 이용액은 10조6403억39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조9975억600만원)보다 18.3% 증가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높은 연체율에 카드사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카드론 연체율은 지난해 2분기 1.91%, 3분기 1.82%, 4분기 1.8%로 하락세를 보이다가 올해 1분기 1.96%로 올랐다.

카드론은 은행 대출이 어려운 저신용자가 주로 이용한다. 문제는 금리상승기에 접어들면서 연체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일부 시중은행들도 중금리 대출 상품을 출시했다가 실패한 바 있다. 3년전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장려 속에 중금리 대출 상품을 대거 내놨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우리은행의 위비모바일대출, 신한은행의 써니모바일간편대출, 하나은행의 이지세이브론이 대표적이다.

연체율이 걸림돌이었다. 우리은행 위비모바일대출 연체율은 출시 1년여 만인 2016년 5월 3.53%까지 치솟았다. 시중은행의 상품별 연체율이 1%를 밑도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취급액이 가장 많았던 5등급과 6등급의 연체율은 각각 4.12%와 7.19%에 달했다. 이후 우리은행이 우량 고객 위주로 대출 전략을 선회하면서 4~7등급의 고객 대출은 이뤄지지 않았고, 관련 영업도 사실상 중단됐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도 사정은 비슷하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출현을 통해 중금리 대출의 활성화를 도모했지만 역시 성과는 미미하다. 인터넷은행들이 시중은행처럼 1~3등급 고신용자 대출(90%)에만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체율 등을 우려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중신용자 대출 심사 신청자 중 각각 79%, 66%를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중금리 활성화를 통해 고금리에 시달리는 서민들을 위한 포용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금리 인상기 등과 맞물리면서 연체율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상당수 금융사들이 정부 정책에 부흥하기 위해 중금리 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연체율이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리스크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