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쉬운 뉴스 Q&A] '러시아 美대선개입, 하루만에 말바꾼 트럼프 왜?
2018-07-20 07:38
Q. 트럼프 대통령이 말을 바꿨다니 무슨 일이 있었나요?
A.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가졌어요. 두 사람은 4시간 정도 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러시아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했냐는 질문이 쏟아지자 마치 입을 맞춘 듯이 그런 일은 없다고 대답했어요. 트럼프 대통령은 한술 더 떠서 "(이번 의혹 관련 조사는) 미국에 재앙이며 의혹 제기 자체가 어리석인 일"이라고 말한 거예요.
정치권 등 미국 사회 곳곳에서는 즉각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 대한 비판이 일었지요. 러시아 대통령을 면전에 두고도 궁금한 얘기를 묻지 못했으니까요.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인 17일 백악관에서 공화당 하원의원들과 만나 '말실수'라고 말을 바꿨어요. 러시아의 행동이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개입했다는 정보 당국의 결론을 받아들이겠다는 거예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대선 개입 관련, 푸틴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어요. 푸틴 대통령을 옹호한 데 대해 역풍을 맞자 입장을 바꿨지만 아직도 논란은 계속되고 있지요.
A.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경쟁했어요. 지지율 조사와 지역 유세가 이어지던 어느날 클린턴 후보가 국무장관 시절에 정부 이메일을 사용하지 않고 개인 이메일을 사용했다는, 이른바 '이메일 스캔들'이 터졌어요. 주요 관료였던 만큼 개인 이메일을 통해 국가 기밀 같은 중요한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논란이 컸죠. 대선 2주 전에는 클린턴 후보의 최측근이 미 연방수사국(FBI) 간부의 아내에게 거액의 기부금을 제공했던 사실이 드러나는 등 악재가 계속 됐어요.
불리한 상황이 계속되자 클린턴 캠프에서는 러시아가 트럼프 캠프와 짜고 클린턴 캠프의 전산망을 해킹했다는 의혹을 꺼냈어요. 급기야 미 국토안보부와 국가정보국(DNI)이 "러시아 정부가 민주당의 이메일 해킹을 지시한 것이 맞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눈덩이처럼 커졌어요. 트럼프 당시 후보와 러시아는 이 의혹을 극구 부인했지만 트럼프와 러시아의 주요 인사가 동행한 영상이 공개되면서 의혹은 더욱 커졌죠.
Q. 현재 관련 수사는 얼마나 진행되고 있나요?
제프 세션스 미 법무부 장관 등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을 대상으로 하는 조사도 계속되고 있어요. 트럼프 대통령과 대면 조사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있어요. 최악의 경우 대통령 탄핵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도 일부 나와요.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을 해임한 이유가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방해하기 위한 조치라는 의혹이 나오고 있거든요. 이제는 러시아의 개입 여부만이 아닌, 트럼프 대통령의 과실 여부까지 겨냥해야 하는 수사로 커진 셈이죠.
Q. 이번 사태가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에 영향을 줄까요?
A.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러시아에 대한 긍정적인 표현을 많이 하는 등 친(親)러 성향을 보였어요.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뒤 푸틴 대통령이 직접 축하 인사를 건넸을 정도니까요. 전임인 버락 오바마 행정부 말기에 냉각됐던 미·러 관계가 정상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어요. 하지만 당분간 화해 무드가 조성되기는 어려울 전망이에요.
미국과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을 보는 관점이나 북한을 제재하는 방식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부딪치는 부분이 많거든요. 오바마 행정부에서 단행한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도 여전히 진행중이에요. 경제 제재를 해제하려면 미 의회의 승인이 필요한데 미국 의회는 러시아를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을 위협하는 국가라고 판단하고 있으니 쉽지 않은 문제죠. 더구나 이번 미·러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실언'까지 했으니 당분간 미국과 러시아와의 관계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