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조사위, 마린온 추락 원인 '기본설계·기체결함'에 무게
2018-07-19 10:04
해병대의 ‘마린온’ 헬기 추락사고 조사위원회는 사고기의 기본설계와 기체 결함 등 가능성을 우선 규명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폐쇄회로(CC)TV에 찍힌 영상을 보면 이륙 후 4~5초 만에 메인 프로펠러 로터가 통째로 떨어져 나간 장면이 포착된 탓이다.
19일 군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해병대 마린온의 원형인 수리온 헬기가 2012년 말 전력화된 이후 여러 유형의 사고와 결함이 있었으나 이번 사고처럼 로터가 통째로 떨어져 나간 사례는 없었다. 기본설계 결함이나 기체 및 장비결함 등을 집중적으로 규명할 계획이다.
조사위는 아울러 사고기가 시험비행 직전 기체가 심하게 떨리는 진동 현상에 대한 정비를 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기체 떨림 현상을 막아주는 자동진동저감장치에서 문제가 생기면 헬기 전체에 영향을 줘 주회전날개가 떨어져 나갈 수 있다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 마린온의 원형인 수리온은 유럽 헬기업체 유로콥터(현 에어버스헬리콥터스) 쿠거와 슈퍼 퓨마를 한국형으로 재설계해 개발됐는데 해당 헬기는 2016년 4월 노르웨이에서 로터가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 13명이 사망했다.
노르웨이 사고조사위원회는 지난 4월 프로펠러에 동력을 전달하는 기어박스 내 기어 중 하나가 균열로 튀어 나갔고 그 충격으로 프로펠러와 기어박스를 연결하는 구조물이 파괴된 것으로 발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리온 개발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측은 사고조사위의 요청이 있으면 에어버스헬리콥터스 기술진에 기술 자문을 요청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조사위에서도 유럽 기술진을 불러 기술자문을 받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마리온이 수리온을 개조하면서 함정 착륙을 위해 앞날개를 접을 수 있도록 했는데 그와 관련해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접이식 날개를 펴는 과정에서 장비결함 또는 정비 실수가 있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한편 사고가 난 마린온 2호기는 지난 1월 해병대가 인수한 이후 장비운용시간이 약 152시간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비운용시간은 지상에서 엔진을 가동하거나 시험비행한 시간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