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안전불감증 여전… 사망·부상 사고 올해도 증가 추세
2018-07-12 14:41
10대 건설사 점유율 절반, 시공능력 상위권 대기업 기강 해이 지적도
건설현장에서 해마다 사망·부상 사고가 이어지고 있지만 안전불감증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고용노동부가 집계한 '2018년 100대 건설업체 사망재해 발생 현황'을 보면, 올해 상반기 총 31건의 사고가 일어나 모두 35명이 숨졌다. 이는 2017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각각 3.3%(1건), 2.9%(1명) 늘어난 수치다.
정부는 산재 발생률 3위인 건설업계를 향해 문제의 심각성을 거듭 지적한 바 있다. 100대 시공사를 대상으로 매년 사망사고 20% 감축을 위한 목표관리제도 실시 중이다. 작년 2월 건설사고 예방을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민관합동 협의체인 '중앙 건설안전협의회'를 발족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불미스러운 일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시공능력 상위권의 대기업들의 기강 해이가 더욱 심각했다. 올 6월말 기준 포스코건설은 사고 5건, 사망 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2일 부산 해운대 엘씨티 복합개발 현장에서 건물 외벽 작업대를 올리던 중 구조물이 무너져 4명이 함께 추락해 숨진 게 대표적이다. 또 3월에는 인천에서 콘크리트 펌프카 지반침하로 전도, 부산의 모 터널 바닥 설치 도중 떨어진 콘크리트 구조물에 맞아 1명이 사망했다.
특히 10대 건설사의 점유율이 절반(전체 35명 중 19명) 가량을 차지했고, 이 역시도 증가 추세였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은 지난 6개월간 각 2명씩의 사망 사고가 있었다. 이외 삼성물산, 대림산업,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산업개발 등은 각기 근로자 1명이 숨졌다. 대부분 연초 잡았던 자체 사망감소 목표치를 이미 넘어섰다.
업계는 이런 사망재해 주요 원인으로 △비계획 작업, 작업내용 변경 등에 따른 새로운 위험요인 발굴 실패 △신공법 적용, 구조물 시공 시 설계단계의 위험원 제거 미흡 △정보 공유 등 작업자간 의사소통 체계 공백 △원가관리 최우선, 안전무시 관행 지속 △기술·공하적 원인에 의한 표면적 원인분석 및 재발방지 대책 한계 등을 꼽았다.
한 업체 관계자는 "무엇보다 대형건설사의 사망자 수 증가는 정부나 업계 전반적으로 우려하는 부분"이라며 "관리감독 소홀이나 설계기준 미준수 등 현장의 허술한 관리체계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