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대박' 꿈꾸는 이동통신사들
2018-07-09 15:17
KT 남북경협TF 신설, SK텔레콤 “무선 인프라 진출” 강조
북핵 문제가 협상 국면에 접어들며 해빙 무드가 조성되면서 남북간 정보통신기술(ICT) 교류 협력에 대한 통신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SK텔레콤·KT 등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가입자 정체와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 속에서 북한과의 교류가 돌파구 마련의 계기가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연해주까지 인구 3억명 시장...北 휴대폰 보급 매년 큰 폭 성장
남북 교류 협력에서 주목받는 분야 중에 하나는 ICT다. 통신 인프라는 철도와 도로, 전기 등과 함께 필수적인 사회간접자본으로 꼽힌다.
유선 분야도 마찬가지다. 시내전화 회선 수가 지난 5월 기준 1476만4984명으로 매년 줄어들고 있고,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는 2128만5329명으로 이 또한 증가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
북한의 통신시장 상황은 정반대다. 2009년 7만대에 불과하던 휴대폰 수는 2010년 34만대, 2017년 6월 474만대로 급격히 늘어났다. 현재는 500만대를 돌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40%다. 북한의 인구는 우리나라의 절반인 약 2500만명이다. 동북 3성에 연해주까지 포함하면 3억명으로,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 이통사, 남북경협 조직 신설...대북 사업 준비 스타트
이에 SK텔레콤과 KT는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 해제에 대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하는 곳은 KT다. 4·27 남북정상회담을 마치고 일주일여 만에 남북협력사업개발TF를 구성했다. KT그룹의 ICT 역량을 결집해, 교류 협력 계획을 수립하는 조직이다.
KT는 TF 대정부지원분과장에 박대수 CR부문장, BM‧인프라분과장에 윤경림 미래융합사업추진실장, 그룹사분과장에 강국현 KT스카이라이프 사장, 지원분과장에 김희수 경제경영연구소장 등 주요 임원을 배치했다. 분과장들은 최근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를 초청해 강연을 듣기도 했다. 임 교수는 20여년간 북한을 연구한 대표적인 학자다.
KT는 북한 내 초고속인터넷 인프라가 깔리기 전에 위성을 활용해 통신방송 서비스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위성은 북한 내 모든 지역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등 설비 부담이 적은 반면, 광케이블 등의 유선 인프라는 어느 정도의 시설이 필요한지 파악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KT는 그룹사 내에 위성통신기업 KT SAT과 위성방송기업 KT스카이라이프를 두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일 남북협력기획팀을 신설해 남북 ICT 교류를 지원하고 관련 사업을 모색하는 역할을 맡겼다. 국내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북한에서도 무선 중심으로 ICT 인프라 설치를 주장할 계획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남북경협이 재개되면 개성공단이나 금강산에서도 우리 국민이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