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MC사업 부문 2분기 적자폭 확대... 1400억대 영업손실 전망

2018-07-06 16:10
연구인력 이탈 등으로 상황 더욱 악화될 수도

LG전자의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G7 씽큐' 광고 모델인 가수 '방탄소년단'.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가 올해 2분기에도 스마트폰 부문의 흑자전환에 실패했다. 지난해 1분기 빤짝 흑자전환에 이어 다시 적자로 돌아선 후 6개 분기 연속 적자다.

특히 올해는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등이 직접 전략 전환을 주문하고 혁신에 나섰으나, 큰 성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LG전자는 품질을 높이기 위해 올해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의 출시를 늦추고, 기존 스마트폰의 대규모 업그레이드를 진행하는 등 ‘신뢰’라는 키워드로 새로운 생존 방안을 모색한 바 있다.

◆ 2분기 영업익 7710억원···직전 분기 대비 30.4% 줄어

LG전자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771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1% 증가했지만, 직전 분기(1조1080억원)보다 30.4% 줄었다고 6일 공시했다.

HE(TV), H&A(가전) 부문 등에서 선방했지만,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가 1400억원대의 적자를 보면서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MC사업본부가 올해 대대적인 변화에 나선 가운데, 반전에 실패하면서 업계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LG전자의 MC사업본부는 직전 분기 1361억원, 작년 동기 1324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올해 2분기 다양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적자폭이 더욱 커진 것이다.

특히 작년 1분기 37억원의 반짝 이익을 낸 이후 6개 분기째 적자 행진이다. 이 당시에도 액세서리용 전자제품을 담당하는 사업부(컴패니언 디바이스)가 기타 부문에서 MC본부 산하로 포함되면서 사후 흑자 처리된 것이다. 작년 1분기를 영업손실로 치면 올해 2분기까지 13분기 연속 적자인 셈이다.

◆ 업계 우려감 그 어느 때보다 커···“연구인력 이탈 등 상황 더 악화될 수도”

이번 LG전자의 스마트폰 실적에 대한 업계의 우려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올해 조 부회장까지 나서 MC사업본부의 혁신에 나섰기 때문이다.

조 부회장은 지난 4월 서울 강서구 마곡에 위치한 LG사이언스파크 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센터' 현판식에 참석해 “LG전자 스마트폰은 믿고 오래 쓸 수 있다는 신뢰를 보여주자”며 스마트폰의 경쟁력 강화를 다짐한 바 있다. 올해 그룹의 가장 큰 행사 중 하나였던 당시 현판식에서도 스마트폰의 변화를 강조하며, 그 중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말뿐이 아니었다. LG전자는 올해 자사 상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G 시리즈’의 출시 시기도 3월에서 5월로 2개월가량 늦추고, AI(인공지능)를 적용해 변화를 꾀했다. 특히 제품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업그레이드에도 나섰다.

지난 3월 신속한 OS(운영체제) 업그레이드와 체계적인 스마트폰 고객 관리를 위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센터’를 가동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센터는 비정기적인 OS 업그레이드를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상설 조직으로 운영하고 있다.

마케팅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G7 씽큐’ 출시와 함께 전 세계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방탄소년단을 광고 모델로 선정하고 관련 마케팅을 펼쳤다.

최근에는 하반기 전략 프리미엄 스마트폰 ‘V 시리즈’의 출시에 앞서 전작을 활용한 파생 제품과 중저가폰, 알뜰폰 등 라인업을 대폭 확대하며,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혀왔다.

이 같은 다양한 노력을 한 가운데 올해 2분기 또 다시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충격이 더욱 큰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다양한 시도를 통해 MC사업본부의 반전을 꾀하고 있지만, 브랜드 인지도 등으로 인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연구인력의 이탈 등으로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