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초선의원들, 전당대회 앞두고 당에 ‘쓴소리’

2018-07-05 21:18
'초선, 민주당의 내일을 말한다' 토론회

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초선 민주당의 내일을 말한다, 민주당 한걸음 더!' 초선의원 토론회에서 참석한 초선의원들이 사회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5일 8·25 전당대회를 앞두고 차기 당 대표 리더십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당이 청와대·정부와 긴장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차기 당 대표는 공천에서 손을 떼야 한다” 등 다양한 제안이 나왔다.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당, 한 걸음 더’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은 의견들을 개진했다.

최운열 의원은 “초선 의원들은 20대 국회에서 소중한 경험을 많이 했지만 기쁜 마음을 누리고 들떠있을 여유가 없다”며 “구체적인 실적을 가지고 평가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당이 처한 상황을 살펴보고,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을 찾고자 토론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김종민 의원은 “대통령을 받쳐주는 것은 정당이다. 정당 정부가 필요하다”며 “시장과 시민의 의견을 듣고 방향을 읽으라고 정부에 던져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 의원은 “각종 인사와 공천을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며 “당 대표가 되는 분은 초선이라도 나서서 공천 시스템 선언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정도전이 ‘좋은 정적이 있어야 권세를 오래 누린다’고 얘기한 것처럼 다른 당이 깨어나서 좋은 라이벌이 되는 것이 좋지 않으냐는 생각도 한다”고 덧붙였다.

정춘숙 의원은 저출산, 미투 운동을 언급하며 “젠더 현상이 과거의 지역 격차를 넘어설 정도로 중요해져서 집중해야 한다”며 “삶에서의 민주주의 성평등에 빨리 대답해야 한다. 차기 지도부는 성평등 문제를 혁명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응천 의원은 "지지기반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중도층의 지지를 계속 확보하고 확장해야 한다“며 ”전통 지지층만 보고 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또 조 의원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공천 룰을 왜 바꾸는지 이해되지 않는다”며 “인치(人治)를 타파하고 법치(法治) 하자는 데 법치에 구멍이 아직도 많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사당화 욕심을 버리고 정해진 룰로 공천할 분이 대표가 돼야 한다”며 “시스템 정당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분이 대표가 되지 않으면 계파가 만들어지고 당정청 간 유대가 깨질 수 있다”고 했다.

금태섭 의원은 “젊은 세대가 들어오고 40대 지도자를 만들려면 세대교체가 원활하게 이어질 수 있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기동민 의원은 “지금의 높은 지지율을 계속 가져갈 수 없다는 냉정한 현실이 초선 의원들을 불러 모았다”면서 “솔직히 당이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기 의원은 “당이 의원들과 소통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며 “여성 최고위원 할당제는 과거로 회귀하는 결정을 했고, 문제가 되자 재검토한다는 ‘지혜’를 발휘했다. 소통을 못하고 있다는 단면”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당 비례대표 초선인 강 의원은 “상대 당이 어떻게 움직이고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왔다”며 “토론 내용이 여당에만 해당되는 게 아닌, 우리나라 정당에 필요한 내용이 많아 유익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