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공무원 공채시험 답안지, 무더기로 분실

2018-07-03 11:20
인천시 사건 은폐한 채 합격자 예정대로 발표… 탈락 수험생 반발 예상

인천시 공무원 공채 필기시험에서 응시생의 답안지가 무더기로 분실되는 사건이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감독기관인 인천시는 이를 숨긴 채 해당 수험생들에게 재시험을 권고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는 필기시험 합격자를 발표하고 인·적성 시험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5월 19일 시와 10개 군·구에서 일할 8~9급공무원 611명을 뽑기 위해 ‘2018년 제1회 인천시지방공무원 임용필기시험’을 인천시내 15개 중·고교에서 치렀다.

이날 시험에는 1만450명이 접수해 17.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시험당일에는 6822명이 응시, 시험을 치렀다.

문제는 이후 5월 24일 채점에 나선 인천시가 부평구 A고교에서 치러진 부평구 행정9급(일반직렬) 시험응시자 중 17명의 답안지가 무더기로 사라진 것을 확인하면서다.

인천시청 전경 [사진=인천시 제공]


인천시공무원시험의 답안지 처리방식은 '감독관 2명 시험지 답안지 수거→교실별 응시생숫자와 답안지 숫자 2차례 확인후 밀봉→교실별 30개 밀봉봉투 모아 1개 상자에 밀봉→인근 보관장소로 이동, 금고에 보관' 등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 절차상으로 답안지가 분실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인천시는 채점을 위해 지난 5월 24일 밀봉된 답안지를 개봉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해당 답안지가 없어진 사실을 알았다. 물론 답안지 분실의 원인도 알지 못한 상황이다.

이후 인천시가 진행한 사건처리방식은 더욱 문제가 크다는 지적이다.

사건의 진상을 쉬쉬하며 덮고, 답안지가 사라진 17명에게는 개인별로 연락했다. 시 관계자가 "가산점 5점을 더 줄테니 오는 8월 11일 재시험을 별도로 치르고 이 중 1명은 꼭 합격시키겠다는 약조를 하며 설득했다"고 전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천시는 지난 6월 29일 필기시험 합격자 명단을 예정대로 발표하고 이들에 대한 인·적성 시험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필기시험 탈락자들의 반발이 클 것은 물론 이번 시험의 공정성에 대한 수험생들의 소송 등 각종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 관계자는 "뒤늦게 사실을 알고 전원 재시험을 검토했지만 인사혁신처가 출제한 시험문제여서 인천시 자체로 문제를 출제해 재시험을 치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며 "채점결과 상위권 수험생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상황이었고 고문변호사의 자문과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17명에 대해서만 재시험을 치르기로 결정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