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쉬운 뉴스 Q&A] 증권사들이 북한 공부를 왜 해요?

2018-06-29 11:40

[사진=유대길 기자]

 
증권·자산운용사도 남북 경제협력 시대를 준비하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북한 시장이 개방되면 자금을 조달할 금융투자업계의 역할도 중요해질 것이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그래서 금투업계도 북한을 '열공' 중이라고 합니다.

Q. 증권사는 남북 경협 시대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요?

증권사는 북한 관련 리서치 조직을 새로 만들거나 경쟁적으로 북한 관련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삼성증권은 지난 7일 증권사 가운데 최초로 북한 전담 리서치팀을 신설했습니다. 북한 경제를 분석해 중장기 북한 투자 전략을 짜기 위한 조직입니다. 지난 12일에는 200페이지 분량의 북한 투자 전략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신한금융투자도 지난 4월 북한 관련 태스크포스(TF)팀인 '한반도 신경제팀'을 꾸렸는데요. '한반도 신경제지도와 주식시장' 등 지난 4월 이후 지금까지 세 건의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도 북한 관련 리포트를 내놓았습니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얼마 전 외부 북한 전문가를 초빙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강연을 열었습니다.

금융투자협회는 이런 업계 분위기를 읽고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고 나섰는데요. 지난 22일 증권·자산운용·부동산신탁사 12곳을 모아 남북경협 관련 금투업계의 사업 구상 아이디어를 들었습니다. 금투협은 앞으로 대북제재 해제와 남북경협 진행 속도를 보면서 정기적인 회의체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Q. 자산운용업계 분위기도 궁금해요. 

자산운용사들은 기존 '통일 펀드' 상품을 재정비하거나, 남북경협주에 주로 투자하는 통일펀드를 새롭게 출시하고 있어요. 통일 펀드는 향후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하면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에 먼저 투자하는 펀드입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이 지난달 'NH아문디 위대한 대한민국'을 내놓았고, 이달 들어 BNK자산운용이 'BNK 브레이브 뉴 코리아' 펀드를 출시했습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과 하나UBS자산운용, KB자산운용도 남북 정상회담 이후 기존 펀드를 남북경협펀드로 다시 만들어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들 펀드의 수익률은 아직은 부진한 상황입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이자산운용의 '하이코리아르네상스'만 연초 이후 수익률이 2.67%로 성적이 양호한 편입니다. 나머지는 모두 손실을 내고 있습니다. 

Q. 남북경협이 본격화되면 증권·자산운용사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요?
 
아직까지는 남북경협과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이 가시화된 것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금투업계가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입니다. 증권·자산운용사가 북한 연구에 나선 이유입니다. 남북경협 관련해 남·북·미간 협의가 진행되고, 경협 관련 내용이 구체화된 뒤 금융투자업계의 사업화 계획도 가시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 시중은행은 개성공단에 지점을 만들어 북한 진출을 한 경험이 있는데요. 금융투자업계는 이를 넘어 북한 인프라를 재건할 때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맡는 등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옥혜인 삼성증권 북한투자전략팀 선임연구원은 "남북경협을 본격화하면 금융 부문도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금투업계는 북한에 진출하려는 기업과 여기에 투자하려는 투자자 사이를 중개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