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알쏭달쏭 오프사이드…한국의 월드컵 오심 잔혹사
2018-06-28 17:55
알쏭달쏭한 규칙…공 없는 선수가 수비보다 안쪽에서 패스 받으면 오프사이드
세차례 월드컵에서 매번 오프사이드 오심…이번엔 VAR 통해 득점 인정 쾌거
세차례 월드컵에서 매번 오프사이드 오심…이번엔 VAR 통해 득점 인정 쾌거
#천천히 축구공이 하늘로 떠올랐다. 그때 사람들은 꽉 찬 관중석을 봤다. 고독하게 시인은 골대 앞에 서 있었고, 그러나 심판은 호각을 불었다. 오프사이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독일의 대문호 귄터 그라스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밤의 경기장'이라는 제목의 축시를 통해 이렇게 노래한 바 있다.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F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한국과 독일의 맞대결에서 이 시가 현실이 될 뻔했다.
후반 추가시간 코너킥 상황에서 김영권의 슛이 독일 골대의 그물을 출렁인 순간 부심의 깃발이 올라갔다. 이를 오프사이드로 본 것이다. 하지만 심판들 간 판단이 엇갈렸고 결국 비디오 판독(VAR) 끝에 득점이 인정됐다. 3분 뒤 손흥민의 추가골까지 이어지면서 한국은 독일에 2대0 승리를 거뒀다.
국제축구평의회(IFAB)는 경기규칙 11조에서 "머리, 몸 또는 발이 상대방 진영에 있을 때 머리, 몸, 발의 한 부분이 공과 최종의 두 번째 상대편보다 상대편 골라인에 더 가까이 있을 때" 공을 받으면 오프사이드라고 규정한다. 즉 공을 갖고 있지 않은 선수가 골키퍼를 제외한 상대 선수보다 상대방 골대에 더 가까이 있다가 패스를 받으면 반칙이다.
김영권의 득점을 최초 오프사이드로 판정한 것도 이러한 까닭이다. 손흥민의 코너킥이 장현수에게 닿은 순간 김영권은 독일 마리오 고메즈보다 더 앞선 위치에 있었다. 이때 장현수를 거친 공이 그대로 김영권에게 이어졌다면 오프사이드로 선언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규칙이 복잡한 오프사이드가 존재하는 이유는 그게 없을 경우 자칫 흥미가 크게 떨어질 수 있어서다. 오프사이드가 없으면 모든 공격수가 상대 수비수의 위치와 무관하게 골문 앞에만 서 있게 될 가능성이 크다. 수비수보다 골대에 더 가까이 있으면 골을 넣을 확률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전 월드컵에서 오프사이드 오심으로 여러 번 피해를 본 적이 있다.
직전 대회인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벨기에와 경기에서 얀 베르통헨의 득점이 오프사이드로 인정되지 않으면서 한 골 차로 패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당시 아르헨티나전에서도 곤살로 이과인의 세 번째 골이 명백한 오프사이드였지만 부심의 깃발은 올라가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 부심이 오심이었음을 인정했다.
오심 논란이 가장 뜨거웠던 때는 2006년 독일 월드컵 스위스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다. 앞선 두 경기에서 한국은 1승1무를 기록하며 16강행이 유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스위스전에서 0대2로 패하며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 후반 32분 스위스 알렉산더 프라이의 득점이 오프사이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국제축구연맹(FIFA) 홈페이지에 재경기 요구 서명이 빗발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