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發 'LCD 가격하락'···디스플레이 업계 고심

2018-06-26 17:37
LCD 패널 가격, 올 초 대비 20% 하락
LG디스플레이·중국 BOE 등 직격탄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액정표시장치(LCD)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며, 디스플레이 업계의 고민도 더욱 깊어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 등 국내업체뿐만 아니라 LCD 시장 악화를 초래한 중국 패널 업체들도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 LCD패널 가격, 올 1월 대비 약 20% 하락

26일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LCD TV 패널 평균가격은 6월 초 대비 3.54% 하락한 177.3달러(약 19만8000원)를 기록했다. 올 1월말 220.1달러였던 LCD TV 패널 평균 가격은 2월말 213.3달러, 3월말 205.1달러, 4월말 197.3달러, 5월말 187.4달러 등 내림세를 거듭한 바 있다. 연초와 비교해 보면 불과 6개월 만에 20%가량이 하락한 셈이다. 

이 같은 급격한 가격 하락에는 중국의 영향이 큰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있다. BOE, CSOT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LCD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는 올 하반기부터 60인치대 LCD패널 가격을 시중 가격보다 20% 낮춰 공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트 업체들이 향후 패널 가격이 더욱 하락할 것으로 보고 구매를 미루고 있다는 점도 LCD 업계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중국 업체들이 생산시설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시장 상황은 더욱 부정적이다. 중국 COST는 최근 2021년 가동을 목표로 10세대 생산시설 투자를 발표했다. BOE는 1분기 가동을 시작한 10.5세대 공장에서 월 12만장을 생산하고 있다. 이밖에도 BOE는 우한에 10.5세대 공장을 추가로 건설 중이고 HKC, 폭스콘 등도 10세대 공장 투자에 뛰어들었다. 

◆ 팔수록 손해? 한국·중국 모두 직격탄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팔수록 손해'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1분기에 적자를 기록한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내내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연간 영업적자가 5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LG디스플레이는 매출에서 LCD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90%에 달한다. 매출의 상당 부분이 LCD 사업인 만큼 중국의 저가 LCD 공세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CD 패널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분기 패널업체 중 유일하게 적자 전환했고 2분기에도 적자폭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며 "패널가격 하락폭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던 6월까지도 패널가격 하락이 축소되지 않아서 3분기에도 적자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적자 확대 우려에 주가도 하락하고 있다. 이날 LG디스플레이는 장 중 한때 1만7750원까지 내려,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앞세워 활로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중국 패널 업체의 OLED 기술력은 한국보다 대략 3~5년 정도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OLED 시장에서는 국내 업체가 승산이 있다는 평가다. 다만 업계에서는 OLED 사업 확대를 위해서는 설비투자 등의 비용이 드는 만큼 전환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패널 업체들도 사업 전망이 불투명하긴 마찬가지다. 실제 중국 주식시장에서 BOE의 주가는 지난 3월 대비 40%가량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과잉으로 인한 LCD 가격 하락이 디스플레이 업계 전체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OLED 확대와 신기술 등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하고 있지만, 당분간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