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철도ㆍ도로 연결ㆍ北현대화' 입장 공유

2018-06-26 18:33

26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철도협력 분과회의에 앞서 남측 수석대표인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과 북측 수석대표인 김윤혁 철도성 부상이 악수하고 있다. 손명수 국토교통부 철도국장(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 이주태 통일부 교류협력국장, 계봉일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국장, 김윤혁 철도성 부상, 김창식 철도성 대외사업국 부국장. [사진공동취재단]


남북 간 전면적·획기적 관계개선과 발전을 위한 협력이 26일 철도분야를 시작으로 본격화한다.
 
우선 남북은 26일 오전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에서 철도협력 분과회의를 열고, 판문점 선언의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를 위한 실천적인 조치에 대한 입장을 교환하는 것으로 대화의 문을 열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오전 회의 종료 뒤 가진 브리핑에서 "양측은 판문점 선언의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를 위한 효과적이고 실천적인 조치에 대한 입장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논의를 원활하게 진행하자는 차원에서 양측의 공동보도문 초안을 상호 교환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남북은 향후 유엔 대북 경제제재가 발효 중인 상황을 고려, 실태조사 및 공동연구 등 현 단계에서 추진할 수 있는 철도협력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측에서는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을 수석대표로 이주태 통일부 교류협력국장, 손명수 국토부 철도국장 등 3명이, 북측에서는 김윤혁 철도성 부상을 단장으로 계봉일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국장, 김창식 철도성 대외사업국 부국장 등 3명이 각각 대표로 나섰다.
 
남북 간 철도·도로를 의제로 머리를 맞댄 것은 2008년 1월과 2월 개성공단 남북 경제협력협의사무소에서 열린 철도협력분과위와 도로협력분과위 이후 10여년 만이다.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한반도 신경제구상의 경우, 남북이 균형 잡힌 발전과 경제적 통일을 이루면 새로운 성장동력이 확보돼 북방경제 개척으로 이어진다는 게 뼈대다.

이는 서해안과 동해안, 비무장지대(DMZ) 지역을 H자 형태로 동시 개발하는 남북 통합 개발 전략으로, 남북 간 교통망 연결이 전제돼야 한다.

이를 구현하는 방법으로 '하나의 시장과'과 3대 경제협력(경협)벨트'가 제시된 상태다.

시장통합을 위해 자유로운 '3통(통행·통신·통관)'과 노무관리가 가능해져야 하는 상황에서, 첫번째 통행문제가 철도연결 사업이다.
 
남북은 이날 첫번째 실무회의인 만큼, 양 지역에 설치된 경의선과 동해선 제반 현황을 확인하고 철도망의 전체적인 상태를 점검하는 수준의 공동연구 조사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경의선 철도는 이미 2004년 서울∼신의주 구간이 연결된 상태다. 2007∼2008년 1년간 문산∼개성 구간에서 화물열차를 운행했지만, 유지·보수 문제로 시설 개량 등 현대화 사업이 필요한 실정이다.
 
북한은 1990년대 이후부터는 경제난 등으로 철로 신설도 거의 중단했다.
 
이번 회의에서 논의에 진전을 볼 경우, 경의선 현대화와 동해선 연결을 위한 연구조사에 합의하고 추후 협력을 강화하는 수준의 성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
 
남북 철도(TKR)가 연결되면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 △몽골횡단철도(TMR) 등을 통해 유럽까지 사람과 물류를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 사업이다.
 
경의선의 경우,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통해 TCR로 갈아탈 수 있다. 동해선이 연결되면 나진·선봉에서 중국 옌볜자치주 투먼을 경유, TMR로 가거나 러시아 하산을 통해 TSR로 넘어갈 수 있다.
 
분단으로 국토의 허리가 끊겨 대륙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섬나라와 같은 환경에 처한 우리나라가 대륙과 연결되면서 반도국가 위상을 회복하는 의미가 있다.
 
동해선은 부산에서 출발, 북한을 관통해 시베리아횡단철도가 지나는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통하는 노선이다. 현재 남한 측 강릉∼제진(104㎞) 구간이 단절돼 조만간 연결 작업이 시작될 예정이다.
 
현재 북한의 철도는 노반과 레일 등 기반시설이 노후화됐고, 유지·보수 등 관리가 안돼 시속 40㎞ 안팎의 저속 운행만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이날 한반도 혈맥을 잇는 철도협력 분과회의를 시작으로, 오는 28일 도로협력 분과회의와 내달 4일 산립협력 분과회의를 차례로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