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정치人] 바른미래당 새 원내대표 김관영 "협상은 나야나"

2018-06-25 17:17
이언주 누르고 원내대표 당선…원만한 대여 관계 강점

김관영 바른미래당 신임 원내대표(가운데)가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후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과 이혜훈 선관위원장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이 25일 신임 원내대표로 김관영 의원을 선출했다. 여당 의원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김 의원이 선출됨에 따라 후반기 국회 원 구성 협상도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관영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과반을 득표해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 30명 가운데 26명이 참석했다. 박선숙 의원과 민주평화당으로 출당을 요구하는 박주현·이상돈·장정숙 의원 등이 불참했다.

바른미래당은 각 후보가 얻은 정확한 표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혜훈 선거관리위원장은 김 원내대표를 선택한 표가 과반을 넘자 개표를 중단하고 당선을 선언했다.

김 원내대표는 당선 인사에서 “항상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생각이 젊고 강한 야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의 화합이건, 자강이건, 원 구성 협상 문제이건, 한 번에 모든 것을 이루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내실을 다져가며 한 걸음 한 걸음 의원들과 해나가겠다”고 했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는 김 원내대표는 잃어버린 캐스팅보트 역할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무소속을 합치면 과반수가 넘게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바른미래당 패싱 문제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가 원만하게 진행되려면 1·2·3·4당 원내교섭단체가 충분히 협의해 이뤄져야 한다”며 “단독 과반이 힘을 발휘하려면 자동상정되는 안건에 대해서만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3당을 무시하고 4당과 연대해 의안을 처리하려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때로는 민주당과 때로는 야당과 긴밀히 협조하며 일을 풀어내겠다”고 밝혔다.

원 구성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은 피하면서 “의장단 문제는 국회의 관행에 따라 1·2·3당이 기본적으로 하고, 상임위원장 문제는 의석수 배분 원칙에 따라 협상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출신과 바른정당 출신들의 화합 문제에 대해선 “자주 모여 토론하고 부대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서로 협력해 공통되는 정책을 만들고 또 상이한 건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계속된다면 우리 당이 하나가 된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특히 “우리 당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해 온 유승민 전 공동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가 일선에서 후퇴한 상황”이라며 “두 분이 잠시 우리 당의 경영에서 물러나면서 화합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두 분이 뒤에서 열심히 돕는다면 우리 당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의 당선은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원만한 국회 관계를 보다 중시했다는 의미가 있다. 상대였던 이언주 후보가 당선됐을 경우 강력한 대여 투쟁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김 원내대표는 여당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 “잘하는 것은 잘하는 대로 칭찬하고 적극 협조하겠다”며 “또 개혁입법에 적극 참여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선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그 외 잘못된 정책에 대해선 당당하게, 강하게 얘기할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는데 중점을 두겠다”고 했다.

자유한국당과의 관계에 대해선 “원내에서 같은 야당이기에 때론 협조하고 때론 긴장관계를 갖고 일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투표에 앞서 진행된 정견 발표에서 옛 국민의당 시절부터 원내 협상을 해왔다는 점을 무기로 삼았다.

그는 “저는 20대 국회 초반 원내수석부대표로서 전반기 원 구성 협상을 직접 담당했다”며 “2년 전 저는 헌정 사상 가장 짧은 시간 내에 원 구성 협상을 마무리 한 바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내 협상하면, 김관영이라고 자부한다”며 “우리가 원내 제3교섭단체로서 확보해야 할 국회직들이 있다. 저는 반드시 원 구성 협상에서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 내겠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전북 군산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민주당 수석대변인을 지내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가 당적을 옮긴 것은 20대 총선을 앞둔 지난 2016년 2월이다. 김한길계로 분류됐던 김 원내대표는 당시 김한길 전 의원이 탈당하자, 고심 끝에 탈당했다. 당시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싫어서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만들기 위해서 민주당을 떠나고자 한다”고 탈당했다.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해 재선에 성공한 그는 이후 국민의당에서 원내수석부대표와 당 사무총장을 지냈다.

김 원내대표는 행정고시와 사법고시를 모두 합격했다. 1988년 전국 최연소로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데 이어, 1992년 행정고시 재경직에 합격했고 1999년에는 사법시험에도 합격했다.

한편 이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의원들이 기표한 투표용지의 잉크가 번져 개표 진행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해당 잉크는 국회 사무처에서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혜훈 선관위원장은 약식회의를 거쳐 재투표를 결정했다. 앞서 투표를 마친 뒤 국회를 떠났던 유승민 전 공동대표와 이찬열·이학재 의원 등이 부랴부랴 되돌아와 재투표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