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B2B' 경쟁···중견업체들도 가세

2018-06-18 20:15
삼성·LG, 1분기 특직판 매출 비중 각각 48%·31.5%
SK매직·대유위니아 등도 B2B시장 주목

지난 4월 멕시코시티의 시네멕스 극장에서 삼성전자 현지 직원들이 삼성 '오닉스' 브랜드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국내 전자업계가 B2B(기업간 거래)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전자업계 '빅2'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도해온 B2B 시장에 최근 SK매직 등 중견 가전업체까지 가세하는 모양새다.

스마트폰, 가전 등 성장이 둔화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시장과는 달리 B2B 시장은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 삼성·LG전자 B2B 매출 '쑥쑥'
1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전자의 매출 가운데 특직판(일반 기업에 판매) 경로 매출이 차지한 비중은 48%였다. LG전자도 국내 매출 중 이 비중이 31.5%에 달했다.

특직판은 B2B 거래를 말하는 것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스템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을 주로 판매하고 있다.

두 회사의 B2B 거래 비중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B2B 매출 비중은 2014년 35%에서 2016년 41%, 지난해 46%로 오름세를 타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7일 홍콩과 말레이시아에 시네마 LED(발광다이오드) 스크린을 장착한 '오닉스' 상영관을 오픈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서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 최초로 이 상영관을 설치하며 영화관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 2월 B2B 시장을 겨냥한 벽걸이형 공기청정기 '블루스카이 4000(99㎡형, 85㎡형)'을 선보였다. 아울러 2016년에는 미국의 럭셔리 주방가전업체인 '데이코'를 인수, 북미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시장에 진출했다.

LG전자는 지난해 내수 매출 총액에서 B2B 매출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30%대를 넘어섰다.

LG전자는 올해 초 조직개편에서 기존 4개 사업본부에 추가로 B2B사업본부를 신설, 5개 사업본부 체제로 개편한 바 있다. LG전자의 B2B사업본부의 주요 제품은 모니터사이니지, 커머셜TV, 태양광모듈 등이다.

최근에는 미국 시카고의 고급 호텔인 '메리어트 마르키스 시카고'에 호텔 솔루션을 탑재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설치하며 B2B TV 시장 확대를 예고했다.

◆ 중견 가전업체도 B2B시장 가세···'사업다각화' 차원
국내 중견 가전업체들도 B2B 시장을 타깃으로 한 대용량 제품을 출시하며 사업다각화에 나섰다.

SK매직은 어린이집, 학교 등에 공기청정기 보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SK매직은 지난해 전국 어린이집 3000여 곳에 공기청정기를 9200대 이상을 납품했다. 올해는 서울 지역에만 공기청정기 6000대 이상을 추가 공급하며 어린이집 시장 점유율을 3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SK매직 관계자는 "어린이집은 물론 전국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공기청정기 지원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유위니아는 지난해 B2B용 세탁기와 건조기를 출시했다. 주력 고객은 호텔 및 숙박업소, 군부대, 기숙사 등이다. 또 자사의 세탁기와 건조기를 활용한 '위니아 24 크린샵' 등을 오픈하며 빨래방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가전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B2B 사업군을 새로운 매출 발생의 한 축으로 만들기 위한 기업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