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싱가포르에서 만난 외신기자들의 말‧말‧말
2018-06-17 11:32
“외신기자들은 보통 한반도 문제를 미국‧중국‧일본의 시각으로 보는 데 익숙합니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만큼은 한국의 시각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2일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에 마련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만난 이스라엘 매체 왈라뉴스의 오렌 나하리 기자의 말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국내 취재진을 위해 마련한 현지 프레스센터에는 외신기자들도 많았다.
나하리 기자는 이스라엘에서만 최소 25명의 취재진이 싱가포르를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북한을 이란에 투영해서 보고 있다”며 “북한의 비핵화를 모범 삼아 최근 난항을 겪고 있는 이란 핵 폐기 협정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북한 비핵화를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지지한다면서 이란 핵도 반대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북·미 정상회담 당일은 전 세계의 눈이 한국에 쏠린 날이기도 하다. 홍콩, 일본, 프랑스 등 외신기자들은 프레스센터에서 치열하게 취재경쟁을 벌였다. 국제미디어센터(IMC)에선 본지 기자가 두 시간 동안 외신기자의 인터뷰 요청을 세 번 받을 정도로 한국 기자의 시각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싱가포르 탄종파가 로드에 위치한 한인타운도 마찬가지였다. 노종현 싱가포르 한인회장은 “한인회관에 이날 하루만 외신 기자 70~80명이 몰렸다”고 했다.
한반도를 바라보는 해외의 눈은 낙관론보다는 현실론이 강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일본 민영방송 간사이TV의 니이미 쇼헤이 아나운서는 북·미 정상회담 합의문에 대해 “한국은 믿을 만한 근거가 있을 수 있지만, 일본은 확신할 수 없다”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인도 통신사 PTI의 싱가포르 특파원 구르딥 싱 기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관계를 “달콤씁쓸하다(bittersweet)”고 표현하며 “절대 쉽게 유지될 수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 이슈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온라인 매체 NK 뉴스의 올리버 핫햄 기자는 지난 4월의 남북 정상회담과 이번 회담을 비교하기도 했다. 핫햄 기자는 전자는 상징적, 후자는 현실적이라고 논평했다. 그는 “한국에 있어 남북이 만난다는 건 가슴 뭉클한 일이지만, 북·미회담은 비핵화와 대북제재 해제라는 현실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의 나하리 기자는 이번 북·미 정상회담을 좀 더 신중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한국인들이 북한의 위협을 덜고 싶어 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과연 김정은이 비핵화를 할 준비가 되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내 눈의 들보는 뺄 수 없듯, 오히려 우리와 직결된 문제라 놓치는 틈이 있는 법이다. 당사자가 아닌 제3자의 눈으로 바라본 북·미 정상회담은 두 손 맞잡은 평화의 축제와는 거리가 멀었다. 섣불리 박수치기보다 아직은 지켜봐야 할 시점이라고 보는 이유다.
지난 12일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에 마련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만난 이스라엘 매체 왈라뉴스의 오렌 나하리 기자의 말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국내 취재진을 위해 마련한 현지 프레스센터에는 외신기자들도 많았다.
나하리 기자는 이스라엘에서만 최소 25명의 취재진이 싱가포르를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북한을 이란에 투영해서 보고 있다”며 “북한의 비핵화를 모범 삼아 최근 난항을 겪고 있는 이란 핵 폐기 협정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북한 비핵화를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지지한다면서 이란 핵도 반대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반도를 바라보는 해외의 눈은 낙관론보다는 현실론이 강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일본 민영방송 간사이TV의 니이미 쇼헤이 아나운서는 북·미 정상회담 합의문에 대해 “한국은 믿을 만한 근거가 있을 수 있지만, 일본은 확신할 수 없다”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인도 통신사 PTI의 싱가포르 특파원 구르딥 싱 기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관계를 “달콤씁쓸하다(bittersweet)”고 표현하며 “절대 쉽게 유지될 수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스라엘의 나하리 기자는 이번 북·미 정상회담을 좀 더 신중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한국인들이 북한의 위협을 덜고 싶어 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과연 김정은이 비핵화를 할 준비가 되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내 눈의 들보는 뺄 수 없듯, 오히려 우리와 직결된 문제라 놓치는 틈이 있는 법이다. 당사자가 아닌 제3자의 눈으로 바라본 북·미 정상회담은 두 손 맞잡은 평화의 축제와는 거리가 멀었다. 섣불리 박수치기보다 아직은 지켜봐야 할 시점이라고 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