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CVID, 종전선언, 회담 일정' 주목할 키워드

2018-06-12 09:3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연합/로이터]


◆ CVID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를 뜻한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완벽한 비핵화' 관련 의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020년까지 북한 비핵화를 완성한다는 목표 하에 이번 회담에서 CVID를 명문화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도 비핵화 가능성을 열어두었지만 완벽한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다단계적 접근(핵동결→신고→검증→불능화→핵폐기)보다는 핵폐기부터 시작하는 과감한 조치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북한 핵무기의 국외반출 여부도 주요 쟁점이다.

미국 정부는 북한이 CVID에 착수할 경우 이전과는 다른 '전례 없는' 안전보장을 제공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 보장이 당근책으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CVID 명문화와 함께 달성 시기까지 확정하려고 한다면 논의가 교착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종전선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 종전 선언' 논의도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1953년 이후 65년간 정전상태인 한국전쟁을 매듭짓는 입장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김 위원장의 친서(親書)를 받은 뒤 "12일 빅딜을 향한 과정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종전 선언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70여년간 정체돼 있던 북·미 수교를 재개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평화협정 체결과 함께 북·미 수교를 통한 경제 지원도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잘 될 경우 김 위원장을 백악관에 초청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북한 지도자로서는 사실상 처음으로 미국 땅을 밟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 회담 일정 

이번 북·미 정상회담 일정이 이틀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일부 나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귀국 일정이 확정된 만큼 12일 하루 만에 정리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백악관에 따르면 북·미 정상회담은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당초 예정대로 오전 9시(한국시간 오전 10시)에 시작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각각 숙소를 떠나 카펠라 호텔로 이동한 뒤 9시부터 15분간 환담을 갖는다. 정식 회담은 9시 15분부터 10시까지 45분간 통역 인원만 배석한 채 일대일로 이뤄진다.

10시부터 11시30분까지는 주요 인사들을 배석한 확대 회담이 열린다. 미국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안보 정책 담당이자 대북 초강경파로 손꼽히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배석할 예정이다. 북측에서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김 위원장의 여동생이자 사실상 비서실장 역할을 하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확대 회담이 끝난 뒤에는 오찬이 시작된다. 오찬이 끝나는 시간은 별도로 공지되지 않았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4시 기자회견을 한 뒤 6시 30분 카펠라 호텔을 떠난 뒤 오후 7시(한국시간 오후 8시) 파야 레바르 공군기지에서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기자회견은 트럼프 대통령의 단독 회견일지, 김 위원장과의 공동 회견일지는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