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ㆍ미정상회담 특집] 싱가포르 현지 표정 "회담개최 자랑스러워"…"상황 지켜봐야"
2018-06-10 18:16
칵테일ㆍ타코ㆍ햄버거까지…각종 기념 상품 쏟아져
흥분하는 현지인들… " 역사적인 회담에 참여해 영광스럽다"
냉담한 반응도 있어… "농담의 소재로만 사용하기도 한다"
흥분하는 현지인들… " 역사적인 회담에 참여해 영광스럽다"
냉담한 반응도 있어… "농담의 소재로만 사용하기도 한다"
싱가포르 특별튀재팀 = 윤은숙, 박은주, 강민수 기자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 현지는 한껏 들뜬 분위기다. 현지 식당, 바, 호텔 등은 두 정상의 이름을 딴 '트럼프-킴' 칵테일부터 김정은 위원장의 별명을 딴 '로켓맨 타코', 한국식 김치 패티와 미국산 아이스티를 조합한 햄버거 세트까지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싱가포르 조폐국도 지난 5일 정상회담 개최를 기념하는 주화를 금·은·비금속 등 세 종류로 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스트레이츠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탑승한 전용기의 출발 소식은 물론 북한의 화물을 실은 수송기의 도착 소식까지 실시간으로 전하면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세계적인 행사가 열리는 것에 자랑스러워하는 현지인이 대부분이었다. 싱가포르국립대학교(NUS)에서 미디어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렉 이 쿤씨(23)는 “정치적 중립, 높은 보안, 전략적 위치 때문에 싱가포르가 선정된 것 같다”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교도소에서 인턴을 하는 린 탄 이 시나씨(22)도 “싱가포르 사람들은 역사적인 회담에 참여하게 되어 매우 영광스러워 한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린씨는 “리셴룽 총리도 원활하고 성공적인 회담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밝혔다”며 “온 나라가 회담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친씨는 “트럼프가 회담을 취소한다고 했을 때, 친구들이 제일 뛸 듯이 기뻐했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회담이 다시 성사되면서 친구들의 실망은 커졌다. 친씨는 “친구들은 예비군에 소집됐으며, 교통 통제 등을 담당한다"면서 “주요 회담 장소 경호 등은 전문 보안 요원들이 담당할 것”이라고 했다.
생각보다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의견도 있었다. 싱가포르 회사에서 일년 넘게 근무 중인 일본인 가와무라 마미씨(25)는 북·미회담에 대해 “주변 반응이 엇갈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회담 자체에 신경을 안 쓰거나 농담의 소재로 사용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는 게 가와무라씨의 주장이다.
가와무라씨는 “김정은 위원장이 두리안(동남아시아 열대과일)을 먹는 동영상을 만드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반면 “아직은 상황을 지켜보자는 사람도 있다”고 가와무라씨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