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 앞두고, 중국-러시아 정상 만난다

2018-06-07 15:45
푸틴, 칭다오 SCO 정상회의 참석차 8~10일 방중, 8일 시진핑 만나
한반도 비핵화 관련 집중 논의할 듯, 푸틴 "양국 입장 완전히 일치"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오른쪽)과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4일(현지시간) 중국 푸젠성 샤먼에서 진행된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기념촬영 전 악수하고 있다. [사진=AP/연합]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고 '세기의 담판'이 될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바짝 밀착하는 모양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의 여정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배제'를 막고 미국을 견제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8일 중국 베이징에서 만난다. 푸틴 대통령의 방중에 따른 것으로 재임 후 첫 중·러 정상회담이다. 이 자리에서 양국간 관계 발전은 물론 한반도 정세 변화를 집중 논의할 전망이다. 

중국 관영언론 신화망(新華網)에 따르면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5일 푸틴 대통령이 9~10일 칭다오에서 개최되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차 8~10일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고 밝혔다.

화 대변인은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크고 작은 회담을 연뒤 공동 기자회견에 나설 예정이며 협약 체결식과 환영 연회도 열린다"고 소개했다. 두 정상이 "양국 관계와 중대 분야 협력, 공동으로 주목하는 국제·역내 이슈에 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으로 한반도 정세변화와 비핵화 등이 주요 의제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 해법과 관련해 공조해 북한에 '강경한'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을 견제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푸틴 대통령의 발언에서도 엿볼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저녁(현지시간) 중국광파TV(中國廣播電視)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중국과 러시아의 입장은 완전히 일치한다"면서 "우리는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로드맵'도 이미 제시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지난해 7월 중국이 해법으로 내놓은 쌍중단(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 한·미 군사훈련 중단)과 쌍궤병행(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체제 협상 동시 추진)에 러시아의 구상을 더한 '한반도 문제에 관한 중·러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일단 쌍중단을 실천하고 관련국이 본격적인 협상을 개시한다. 무력 불사용, 불침략, 평화 공존을 위한 원칙을 확정한 뒤 모든 유관국이 수용가능한 방식을 채택,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안보 체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마지막으로 관련국 간 '관계 정상화'를 실현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는 완전한 비핵화가 선행돼야 보상을 하겠다는 미국의 입장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최근 정세 변화를 위해 중국이 참 많은 일을 했다"면서 "러시아는 이를 전력을 다해 지지할 것"이라고 중국과 함께 하겠다는 의사를 확실하게 밝혔다. 미국의 현명한 대응도 요구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 지도층이 이러한 결단을 할 것이라고 사실 예상하지 못했다"며 "북한의 안보 요구는 마땅히 보장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오는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되는 '동방경제포럼'에 시 주석을 초청할 예정이다. 앞서 러시아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도 초청 의사를 전달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SCO 정상회의가 열리는 칭다오를 방문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 경유지로 칭다오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이달 혹은 오는 9월 북·중·러 3자 회담이 성사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고개를 들었다. 

최근 중국은 남·북·미 종전선언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 속 '차이나 패싱'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혈맹' 북한과의 거리를 좁히고 미국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중국 관영언론 등은 "중국 없는 종전선언은 기존의 정전협정을 합법적으로 대체할 수 없다"는 등 '중국 역할론'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