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합류 어려울 듯
2018-06-07 14:42
6·12 북미정상회담 때 남북미 정상 종전선언 가능성 낮아
오는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때 종전선언을 위한 남북미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비핵화와 체제 보장이라는 최대 의제를 놓고 북미 간 협상이 여전히 치열하게 진행 중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행을 준비하기 위해선 적어도 북미정상회담 5일 전에는 ‘초청장’이 도착해야 하지만, 현재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당초 북미정상회담이 성공할 경우 곧바로 싱가포르에서 남북미정상회담을 열어 종전선언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 시각) 미국 백악관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만난 뒤 "한국전쟁 종전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혀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행 가능성이 높아지는 듯 했다.
하지만, 미국 백악관이 6·12 북미정상회담을 '첫 회담'이라고 표현하고, 남북미 정상 회동이 일정 시간 뒤에 미뤄질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하면서 북미 간 협상이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한 번에 해결하고 싶지만 협상이란 게 때때로 그렇게 흘러가지 않는다. 두 번째, 세 번째 회담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대좌가 오는 12일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추후 계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으로선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예의주시하면서 남북미 종전선언과 남북미중 4자의 평화협정 체결까지 이끌어내기 위한 또 다른 중재역을 고심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7일 "현재로서는 싱가포르에서 남북미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보다는 안 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며 "애초 6·12 북미정상회담을 '원샷'회담으로 가정했을 경우 우리도 종전선언이 필요하다고 얘기했던 것인데 지금 상황에서는 급하게 추진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6·12 회담을 하나의 프로세스라고 한 것은 굉장히 현실주의적인 관점에서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라며 "우리로서도 다소 여유가 생긴 것으로,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남북미 정상회담이 다음 기회로 미뤄진다면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인 7월 27일이나 유엔 총회가 열리는 9월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종전선언의 상징성을 감안해 정상회담 장소로서의 효용성이 입증된 판문점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