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혜 기자의 짠내생존기] 아파트 시세 주단위로 나오는 이유?

2018-06-07 10:29
'떡락' 가상화폐서만 쓰는 줄 알았더니…

 


'떡락'이라는 말이 있다. 가상화폐 가격이 갑자기 폭락하면 '떡락했다'고 표현한다. 올해 초 가상화폐 시장이 과열됐을 때 매분 매초 시세가 오르락내리락 파도를 타자, 투자자들이 사용하기 시작한 단어다.

'떡락'은 부동산 시장에서도 쓰인다. 최근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떡락의 조짐이 보인다"는 식의 글이 심심찮게 보인다. 가상화폐 정도는 아니지만 아파트 시세도 어지간히 변동폭이 큰가보다.

아파트 시세가 널뛰기하는 것은 관련 통계가 작성되는 기간 단위만 봐도 대충 짐작할 수 있다. 한국감정원 등 관련 기관들은 주간 단위로 주택시장 동향을 발표한다. 사실 주단위로 발표하는 통계는 극히 드물다. 가계대출만 봐도 한국은행은 월단위로 관련 수치를 작성하고 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은) 현재 나타나는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계절성에 관계없이 시장이 과열하면 폭등하거나 혹은 급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114 관계자도 "시세를 주도하는 재건축 단지들의 경우 주간 단위로 변동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책 하나하나에 부동산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점도 이유다. 감정원 관계자는 "국민에게 알려주기 위한 목적도 있으나 정부정책을 지원하는 측면도 있다"면서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아야 정부가 정책을 펼 수 있기 때문이다"고 알려줬다.

이렇듯 단기간에 가격이 엎치락뒤치락하니 집값 하락세를 보는 시각이 제각각이다. 강남 3구 집값이 떨어졌다는 기사에는 “최근 1~2년간 수억이 올랐는데 떨어지긴 뭐가 떨어졌냐”는 식의 댓글이 많다. 같은 아파트를 샀어도 2년 전 집을 산 사람과 최근 집을 산 사람의 표정이 엇갈리는 이유다.

사정이 이러니 레버리지 효과만 잘 알아도 부동산에 투자해 몇 백% 혹은 몇 천%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만연하다. 집값 안정세, 누군가에게는 '떡락'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