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이상헌 ILO 국장 "최저임금 인상과 고용 영향, 알 수 없다"

2018-06-06 15:52
KDI 보고서, "부정확하고 편의적"
최저임금 인상 따른 고용탄력성, "마이너스도, 플러스도 될 수 있다"

이상헌 국제노동기구(ILO) 고용정책국장[사진=연합뉴스]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지금 알 수 없다.” 최근 최저임금을 놓고 국내에서 벌어지는 논쟁에 국제노동기구(ILO) 관계자가 일침을 날렸다. 

주인공은 이상헌 ILO 고용정책국장이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한 한국개발연구원(KDI) 보고서를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KDI는 지난 4일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이 최대 8만4000명 감소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그는 "KDI가 참 어이없는 실수를 한 것 같고 그런 결과를 민감한 사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표했다는 게 개인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경제학에서도 최저임금의 실제 효과를 분석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것 중의 하나"라며 "지금 (한국의) 새로운 최저임금이 앞으로 어떤 고용 효과를 낼지 짐작하는 것은 더 어렵다"고 말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이 국장은 2000년부터 ILO에 근무했다. 그 기간 △근로 시간과 임금 △노동시장 정책 등을 포함한 다양한 주제에 대해 연구하며 ILO 회원국의 경제정책 수립 및 이행에 많은 기여를 해왔다.

지난 1월 고용정책국장으로 임명된 그는 ILO가 주창하는 임금주도성장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ILO 고용정책국장은 회원국의 △고용정책 △고용서비스 △노동시장정책 △직업능력 전망 △청년고용 등의 분야에서 정책자문 등 사무국 내 핵심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ILO 9개 정책담당 사업국장 중 유일하게 아시아 출신이 임명돼 우리 정부와 사무국 간의 정책교류 및 소통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가이 라이더 ILO 사무총장에게 그의 고용정책국장 임명을 지지하는 서한을 송부하고, 사무국 관계자의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 국장은 최저임금 인상 폭에 대해서도 "(적정선을) 얼마로 정할지는 분석으로는 못하고 노사정이 합의해 만들어내야 한다"며 "결국 노사정 협상이 최고의 과학"이라고 강조했다.

ILO는 노동문제를 다루는 유엔의 전문기구다. 1919년에 창설됐으며 본부는 스위스 제네바에 있다. 유엔의 전신인 국제연맹이 만들어지기 이전에 설립되는 등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국제기구다.

1969년 노벨 평화상을 받은 ILO는 자유롭고 평등하고 안전하게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는 노동을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노동기본권 △고용 △사회보장 △사회협력 등의 분과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