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TE, 미국에 1조8000억원 벌금 내고 제재 해제 합의

2018-06-06 14:07
트럼프 밝힌 1조4000억원 초과하는 벌금 액수
ZTE 아직 공식 입장 없어...中 언론 "합의사항 조정 가능성 있어"

[사진=바이두]


미·중 무역전쟁 중 불거진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中興·중싱)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거액의 벌금 지불로 마침표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신랑망(新浪網·시나닷컴) 등 중국 다수의 매체는 6일 “ZTE가 미국 상무부의 제재 해제 조건으로 벌금을 납부하고 경영진을 교체하는 내용의 합의안에 서명했다”고 로이터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ZTE는 미국 정부에 벌금으로 10억 달러를 납부하고 보증금 성격의 추가 제재금 4억 달러를 내기로 했다. 

이미 납부한 3억6100만 달러를 합치면 총 벌금은 17억 달러(약 1조8000억원)다. 이는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밝힌 벌금 금액을 크게 초과하는 액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ZTE 문제에 관한 질문을 받고 "최대 13억 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벌금과 새로운 경영진, 새로운 이사회, 그리고 매우 엄격한 보안 규칙 등을 제재 완화를 위한 조치로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외에도 이번 합의안에는 ZTE 제품에 미국산 부품이 제대로 사용되는지 검증하기 위한 무제한 현장 방문과 ZTE 웹사이트에 미국 부품 사용 현황을 게시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ZTE는 중국 2위 통신장비업체이자 미국 내 스마트폰 판매 4위 업체로 지난 4월 대(對)이란과 대북 제재를 위반해 미 상무부로부터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 금지라는 제재를 받았다. ZTE는 자체 스마트폰·통신장비에 들어가는 부품 25∼30%를 미국에서 조달하고 있는 상황이라 미 정부의 거래금지 제재 이후 어려움을 겪었다. 부품 공급이 끊기면서 영업정지에 이르렀으며 스마트폰 사업부 매각설까지 나오기도 했다. 

향후 합의사항이 조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신랑망은 “제임스 로카스 미국 상무부 대변인이 이날 양측 모두 최종 합의안에 서명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며 “ZTE도 아직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무역협상이 사실상 결렬됐다. 따라서 미국은 당초 예고한 대로 500억 달러(약 53조5000억원) 규모의 중국산 정보기술(IT) 제품에 25%의 초고율 관세 부과를 강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 대표단을 진두지휘한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중국 측에 미국산 제품의 구매 확대를 집요하게 요구하면서도 관세 부과 철회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ZTE사태 일지 [그래픽=이해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