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싱' 우려에 안달난 중∙러" 양국 외무장관, 북한 비핵화 해법 논의

2018-06-04 15:50
푸틴, 8일 SCO 참석차 중국 방문… 시 주석과 북한 비핵화 문제 논의할 듯
왕이 中 국무위원, 한반도 정세 언급하며 양국 협력 강화 다짐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사진=중국 외교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방중을 앞두고 중국과 러시아 외무장관이 만나 북한 비핵화 해법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를 두고 한반도 비핵화 논의에 중국과 러시아가 끼어들어 남·북·미·중·러·일의 6자 체제로 만들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3일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신흥 경제 5개국) 외무장관 회의가 열리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만나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망이 4일 보도했다.

왕 위원은 “오는 9일 푸틴 대통령이 상하이 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하는데 이는 매우 의미가 크다”며 “국제 정세가 어지러운 상황에서 중∙러 관계 전개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중국은 러시아와 협력을 확대할 준비가 돼 있고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문으로 양국이 좋은 결실을 맺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도 “격변하는 국제관계의 지형과 불확실성이 가득한 환경 속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자”며 “푸틴 대통령의 방중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중국 외교부는 “양국 외무장관은 조율과 협력을 강화해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장기적 안정을 위해 기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푸틴 대통령의 방중은 중국과 러시아가 한반도 문제에서 배제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한반도 문제 해결 논의가 남·북·미를 중심으로 급격히 돌아가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남∙북∙미 3자 체제를 6자 체제로 전환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라브로프 장관은 지난달 말 북한에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푸틴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러시아가 북한의 우군이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이번 푸틴 대통령 방중 기간 북∙중∙러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홍콩 동방일보는 "이미 다롄을 방문한 적이 있는 김 위원장의 칭다오 방문은 매우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다"며 "이에 대비해 칭다오와 다롄의 치안이 이미 강화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