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필수약 ‘리피오돌’ 놓고 정부-제약사 ‘외나무 협상’ 돌입

2018-06-04 11:55
게르베, 공급중단 후 약가인상 요구…전 세계 수요 증가와 공급 부족이 이유
약가협상 전제로 이달 중 공급 재개…결렬 시 간암환자 치료 타격 불가피

[사진=아이클릭아트]


상당수 간암 환자 치료에 사용되는 조영제 ‘리피오돌’ 공급부족을 놓고 정부와 제약사 간 줄타기가 계속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제약사 게르베코리아(한국지사)는 지난 1일 대한간학회에 보낸 공문을 통해 리피오돌 공급을 재개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리피오돌은 간암환자에게 시행되는 ‘경동맥화학색전술(TACE)’에서 항암제와 함께 사용되는 의약품이다. 1998년 국내 허가 이후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지정됐으며, 부작용이 적어 오랜 기간 사용돼왔다.

공급부족 사태 발단은 게르베코리아가 약가 인상을 요구하면서부터다. 시민단체에 따르면, 게르베코리아는 제품 가격을 5만2560원에서 26만2800원으로 인상시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주원료가 천연 양귀비 오일로 생산이 제약적인데다, 중국에서 최근 3년 사이에 리피오돌 사용량이 약 22배 증가하는 등 세계적으로 수요 증가 추세에 있어 국가 간에 물량 확보를 위한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이미 리피오돌은 2012년 8470원에서 5만2560원으로 한 차례 크게 약가인상이 된 바 있다. 이번 약가인상 요구는 2번째로, 제약사 요구가 반영될 경우 최초 가격에 30배가 오르는 셈이 된다.

때문에 현재까지 약가를 두고 복지부와 제약사간 간 의견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복지부는 약가 논의에 필요한 자료 확보와 대응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제약사가 제품 공급을 곧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공급부족 사태는 계속될 전망이다. 게르베코리아는 공문에서 공급 재개에 ‘약가협상이 진행되는 동안’만으로 단서를 달았다. 정부와 제약사 간 약가협상이 결렬될 경우 공급은 다시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대안 필요성도 제기된다. 게르베코리아에 따르면, 현재 리피오돌은 전 세계적으로 공급부족 상황에 놓여있다. 공급이 재개되더라도 국내 수입량은 이전에 비해 제한된다는 것이 업체 설명이다. 때문에 게르베코리아는 공문에서 ‘리피오돌을 효율적·제한적으로 사용해달라’고 당부키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