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개인신용대출 100조 돌파…주택대출 규제 '풍선효과'

2018-06-03 17:29
두 달 연속 1조원 이상 증가…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위축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달 25일 '가계부채관리점검회의'에 참석해 주택담보대출 회피 목적 개인신용대출이 발생하면 엄격하게 제재하겠다고 발언하고 있다.[사진=금융위원회]


주요 시중은행의 개인신용대출이 두 달 연속 크게 증가해 잔액 기준 100조원을 돌파했다. 최근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가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개 은행의 5월 말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모두 100조8204억원으로 집계됐다. 개인신용대출은 4월에 1조1685억원 늘어난 데 이어 5월에 1990억원으로 증가해 100조원을 넘어섰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위축됐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3월 2조2258억원을 정점을 기록했으나 4월 1조5590억원, 5월 1조2869억원으로 줄었다.

금융권에서는 주택담보대출 규제 탓에 개인신용대출로 고객이 몰리는 '풍선효과'가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새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등 대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로 돈을 빌리기 어려워지자 개인신용대출이 빈자리를 충당하고 있다는 의미다.

금융당국도 최근 이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말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회피하기위해 개인신용대출이 늘어나고 있다며 강경하게 규제하겠다고 밝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조금 주춤하고 신용대출은 늘어나는 흐름"이라며 "대출 규제로 돈 빌릴 길이 막힌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많은 돈을 빌릴 수 있는 마이너스통장 등 개인신용대출을 이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